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OK저축은행이 유가증권에서 대규모 이익을 거두며 상반기 저축은행 순이익 1위에 올랐다. 대출 규제로 본업의 성장 여력이 줄어든 자리를 투자수익이 채우면서 수익원은 넓어졌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331억원보다 592.1%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79개 저축은행 전체 순이익 7658억원의 29.9%에 해당한다.
자산 규모에서도 업계 1위에 근접했다. 6월 말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2조5760억원으로 SBI저축은행(12조8354억원)과의 격차가 2594억원까지 좁혀졌다.
순이익이 1년 만에 7배 가까이 뛴 배경에는 유가증권 운용이 있다. 저축은행의 주 수익원인 이자수익은 줄어든 반면 주식 등 보유 유가증권의 평가·처분을 통해 거둔 이익이 크게 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OK저축은행의 상반기 이자수익은 5371억원으로 전년 동기(6120억원)보다 12.2% 감소했다. 반면 유가증권 평가·처분이익은 같은 기간 521억원에서 2419억원으로 364.3% 증가했다.
◇주식 팔아 2329억…순익 급증 이끈 차익실현
유가증권 이익 가운데서는 주식 매각을 통한 차익실현의 영향이 컸다. OK저축은행의 상반기 매도가능증권 처분손익은 2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식을 뜻하는 지분증권 처분손익이 2329억원으로 약 97%를 차지했다. 상반기 증시 강세 속에서 보유 주식을 매각해 대규모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유가증권 수익이 커진 데는 대출을 통한 수익 확대가 어려워진 영업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와 연체율 관리까지 겹치면서 저축은행들이 대출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의 상반기 평균 대출잔액은 10조9674억원에서 10조2045억원으로 약 7% 감소했다. 이에 대출에서 발생한 이자수익도 5855억원에서 5227억원으로 10.7% 줄었다.
◇커진 투자손익 비중…시장 변동성도 실적 변수
다만 투자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대출이자처럼 안정적으로 반복되는 수익과는 성격이 다르다.
상반기에는 증시 강세가 차익실현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유가증권 평가·처분손익은 시장 가격과 매각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투자수익 비중이 커질수록 증시 흐름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될 수 있다.
OK저축은행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는 이 같은 투자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다.
OK저축은행은 지난 5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자 투자를 시작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종목이 오를 때 수익을 키울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손실 역시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다.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하자 OK저축은행은 지난 7월 21일 보유 물량 일부를 계열사 OK캐피탈에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시장에서는 관련 투자에서 300억원대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저축은행은 고객 자금을 주요 재원으로 운용하면서 중·저신용자와 서민·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회사다. 유가증권 운용이 대출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보완할 수는 있지만 자산 건전성과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레버리지 ETF 등 변동성이 큰 투자자산을 통한 수익 확대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산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모든 투자자산에 대해 엄격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줄이며 건전성 개선…연체율은 업권 평균 웃돌아
대출자산을 줄이고 부실채권 정리를 이어가면서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 6월 말 연체율은 6.58%로 전년 동기 7.35%보다 0.77%포인트 낮아졌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9.87%에서 8.51%로 하락했다.
다만 연체율은 같은 기간 저축은행업권 평균인 6.26%를 여전히 웃돌았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전년 동기 14.16%에서 13.88%로 0.28%포인트 낮아졌다.
대출 확대가 제한된 상황에서 유가증권 운용은 OK저축은행의 수익을 보완하는 카드가 됐다. 상반기에는 주식 차익실현이 순이익 급증을 이끌었지만 투자수익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수익성과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시장 상황에 맞게 최선의 운용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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