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거를 때는 걸러야 한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 브리핑 시간에 전날 경기복기 및 다가오는 경기 프리뷰, 리그 각종 현안 등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는 스타일이다. 정형화된 답변으로 취재진의 의도를 피해가는 몇몇 감독과 확실히 다르다.

그런 이강철 감독은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또 한번 솔직한 입담을 뽐냈다. 이승엽을 넘어 최연소 40홈런에 도전하는 김도영(23)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위와 같이 말했다. 자동고의사구를 해야 할 땐 하겠다는 것이다.
김도영은 지난달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시즌 39호 스리런포를 친 뒤 이날까지 9일간, 4경기 연속 홈런을 치지 못했다. 보통의 타자에겐 9일간, 4경기 연속 무홈런이 뉴스도 아니지만 김도영에겐 뉴스다.
투수들은 김도영의 최연소 40홈런 희생양이 되기 싫다. 당연하다. NC 다이노스 토다 나츠키는 2일 창원에서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서면 평소보다 더 강한 공을 던졌다. 정면승부를 해서 범타도 한 차례 유도했지만, 볼넷도 두 번이나 내줬다. 김도영이 홈런을 잘 치는 코스로 공을 던지지 않겠다는 의도가 보였다.
최근 김도영을 상대하는 대다수 투수가 이렇다. 또 김도영은 이미 자동고의사구가 9개로 리그 최다 1위다. 후속타자에게 한 방을 맞더라도 김도영에겐 안 맞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고작 23세의 나이에, 이미 KBO리그 최고타자가 됐으니 당연한 견제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는 뭐 우리 경기를,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하니까 그것에 따라서 플레이를 할 것이다. 뒤 타자가 쉽다고 생각하면 거를 수도 있다. 거를 때는 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겨야 되는데 뭐 어쩔 수 없는 거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강철 감독은 웃더니 “우린 이기는 쪽으로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나오는 것이니까…다 따라와요. 그거 하기 싫으면 진작하고 왔어야지. 우리한테 뭐라고 하면 안 되지”라고 했다.
사실 KIA를 제외한 9개 구단 감독의 마음은 다 이강철 감독과 같다. 그리고 실제 이강철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우선 8회 무사 1루서 스기모토 코우키가 사실상 김도영을 피해가긴 했다. 그리고 9회말 2사 3루서, 손동현이 김도영을 걸렀다. 이때 KIA챔피언스필드를 가득 채운 2만500명 관중이 야유를 보냈다.

어쨌든 KT는 KT대로 최선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KIA가 웃었을 뿐이다. 그리고 김도영의 도전은 5~6일 이틀 남았다. 이강철 감독은 KT의 승리를 위해, 김도영도 KIA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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