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인터넷은행 2위 자리를 지켜온 케이뱅크와 후발주자 토스뱅크의 실적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SOHO) 대출을 중심으로 여신을 크게 늘린 사이 토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없이도 수익성을 끌어올리며 상반기 순이익 격차를 12억원까지 좁혔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842억원보다 28.7% 감소했다. 반면 토스뱅크는 같은 기간 404억원에서 589억원으로 45.8%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438억원이었던 두 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1년 만에 12억원으로 줄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토스뱅크가 이미 앞섰다. 토스뱅크의 2분기 순이익은 294억원으로 케이뱅크(269억원)보다 25억원 많았다.
두 은행의 여신 규모에는 여전히 4조원 넘는 차이가 있다. 6월 말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19조7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15조6373억원으로 3.3% 늘었다. 케이뱅크가 토스뱅크보다 약 4조1500억원 많은 대출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순이익 격차는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케뱅, SOHO 여신 두 배로…이자이익 늘고 비용도 증가
케이뱅크의 외형 성장은 개인사업자 대출이 이끌었다. SOHO 여신은 지난해 상반기 1조5820억원에서 올해 3조3010억원으로 108.7% 증가했다.
대출 확대에 힘입어 상반기 이자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413억원 늘었다. 시장금리 상승과 예대율 개선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데다 SOHO를 중심으로 여신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외형 성장에 따른 비용 부담도 함께 커졌다. SOHO 대출 증가로 보증기금 출연료 등이 늘면서 기타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30억원 감소했고, 미래 성장 기반 투자 확대 등으로 판매관리비도 109억원 증가했다.
순이익이 전년보다 28.7% 감소한 데는 지난해 발생한 대출채권 매각이익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케이뱅크는 대출채권 매각이익을 단순 차감할 경우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186억원에서 올해 331억원으로 77.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없는 토뱅, 비이자 적자 줄이며 12억까지 추격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3사 중 유일하게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신용대출과 보증부대출 등을 중심으로 15조원대 여신을 운용하면서도 케이뱅크와의 순이익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42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했다. 이자이익 성장폭은 크지 않았지만 비이자 부문의 손실이 크게 줄었다. 비이자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270억원에서 올해 35억원으로 235억원 축소됐다.
수신에서는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를 앞선다. 6월 말 토스뱅크의 수신 잔액은 27조757억원으로 케이뱅크의 26조6371억원보다 약 4400억원 많았다.
케이뱅크 수신에는 업비트와 연계된 디지털자산 예치금 3조7350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한 수신은 약 22조9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토스뱅크 역시 외형 성장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수신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말 30조500억원에서 9.9% 감소했다. 증시 활황에 따른 자금 이동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는 향후 주담대와 펀드 등 신규 사업을 추가해 이자·비이자 수익원을 동시에 넓힐 계획이다. 주담대 없이도 케이뱅크와 순이익이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신규 사업이 본격화되면 두 은행의 실적 경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카뱅은 순익 3280억…2위 경쟁 밖에서 사업 확장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격차가 좁아지는 동안 업계 1위 카카오뱅크는 순이익 규모에서 여전히 큰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은 3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해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5배를 웃도는 규모다. 이자이익은 7757억원으로 21%, 수수료이익은 251억원으로 92%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실적 격차를 바탕으로 비은행 영역으로도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6월 마스턴캐피탈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쳐 인수가 마무리되면 자동차금융을 시작으로 개인사업자·중소기업 대출, 기업·투자금융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가계대출 규제로 기존 성장 방식에 제약이 커지면서 인터넷은행 3사의 전략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캐피탈 인수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나섰고, 케이뱅크는 SOHO 대출, 토스뱅크는 주담대와 비이자 사업을 각각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케이뱅크로서는 상반기 두 배 이상 늘린 SOHO 대출을 실제 이익 증가로 연결하는 것이 2위 수성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준영 케이뱅크 전략실장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SOHO와 가계 여신 증가가 분기 후반에 집중된 만큼 이자이익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 금리 상승도 NIM 개선과 이자이익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