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일, 디스플레이 부품소재 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코이즈와 관련해 ‘주권 매매거래 정지’를 공시했습니다. 이날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하루 동안 주식 거래가 정지됨을 알린 건데요.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가운데, 코이즈가 ‘코스닥 1호 퇴출’이란 불명예를 끝내 피하지 못하게 된 모습입니다.
코이즈는 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을까요?
지난 2월, 금융위원회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적극 추진하고 나선 ‘자본시장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주식시장 신뢰 제고 방안을 꺼내든 건데요. 주식시장의 신뢰를 저해하고 불공정거래에 악용돼 투자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부실 상장사를 더욱 엄정하고 신속하게 퇴출시켜 기존의 ‘다산소사(多産少死)’ 시장구조를 ‘다산다사(多産多死)’로 전환시킨다는 의지였습니다.
핵심 방안으로 제시된 4가지 중 특히 주목을 끈 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 조기화와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이었습니다. 당초 추진 중이던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을 보다 빠르게 적용시키는 한편,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시킨 거죠. 코스닥시장의 경우 당초 40억원이었던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올해부터 150억원으로 상향됐고, 내년부터 200억원, 내후년부터 300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이었는데요. 금융당국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나서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200억원, 내년부터 300억원으로 적용 시점이 앞당겨졌습니다.
이에 따라 주가 및 시가총액이 저조한 상장사들은 일제히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코이즈도 그 중 하나였죠. 코이즈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는데요.
이는 시가총액을 기계적으로 확대시키는 효과도 가져왔습니다만, 그 효과가 그리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결국 지난 2월 말을 기해 시가총액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지난 4월 초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공시되기에 이르렀죠. 다만, 그 직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들썩이며 첫 번째 관리종목 지정 위기는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오래가진 못했죠. 이후 시가총액이 다시 ‘생존 기준’ 아래로 떨어지고, 더욱 뚜렷한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코이즈는 지난 6월 5일을 기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시가총액 미달로 인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코이즈는 이후 90거래일 동안 10거래일 연속 및 30거래일 이상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해야 코스닥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등은 요원했고, 관리종목 해제 요건을 단 하루도 충족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갔죠. 결국 지난 1일을 기해 ‘운명의 날’을 맞게 됐습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61거래일이 되는 날이었던 이날도 시가총액 미달 상태가 지속되면서 상장폐지를 피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진 겁니다.
코이즈에게 남은 절차는 무엇일까요?
시가총액 미달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아닌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별도의 심의‧의결 절차 없이 곧장 상장폐지가 결정되죠. 또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시가총액 미달은 형식적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 대상도 아닙니다. 즉, 한국거래소 차원의 절차는 더 이상 없는 겁니다.
물론 코이즈가 꺼내들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마지막 카드라 할 수 있는 법적 대응이 가능하죠. 실제 금융당국의 부실 상장사 퇴출 강화 방안은 상당한 파급 효과와 함께 적잖은 논란 및 반발도 불러오고 있는데요. 이에 일부 상장사의 경우 법적 대응을 예고하거나 실제 실행에 옮긴 상태입니다.
다만, 코이즈는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이즈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상장폐지 안내문’ 공지를 통해 “이제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상장유지를 위한 경영에서 기업의 존속과 주주가치 회복을 위한 경영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외형 확대보다는 회사가 실질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조기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유지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주주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과의 뜻도 밝혔죠.
이로써 코이즈는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 강화 방안을 내놓은 이후 해당 방안에 의해 상장폐지되는 첫 번째 코스닥상장사가 됐습니다. 불명예 1호 기록과 함께 씁쓸하게 코스닥시장에서 퇴장하게 된 모습입니다. 코이즈는 오는 11일까지 7거래일 간 정리매매를 거쳐 오는 14일을 기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 됩니다.
| 코스닥시장본부, 코이즈 관련 ‘주권 매매거래 정지’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9019007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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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9. 2.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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