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연간 17조원 규모의 인천시 재정을 관리할 시금고를 둘러싼 은행권 경쟁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약 한 달 전까지만 해도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의 참전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실제 제안서 접수 결과 제1금고는 두 은행의 맞대결로 확정됐다. 20년 가까이 금고지기를 맡아온 신한은행과 청라국제도시를 새로운 거점으로 삼은 하나은행이 인천시의 향후 4년간 재정을 놓고 마지막 승부에 들어갔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차기 시금고 지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전날 오후 6시 마감했다. 그 결과 제1금고에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제안서를 제출했고, 제2금고에는 현재 금고지기인 NH농협은행이 단독 응찰했다.
제1금고는 약 15조원 규모의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 기금을 관리한다. 차기 금고은행으로 선정되면 2027년부터 4년간 인천시의 주요 자금 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제2금고는 기타특별회계 약 2조원을 담당한다.
제2금고는 단독 응찰에 따라 재공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반면 제1금고는 두 은행의 경쟁이 성립하면서 본격적인 심사 국면으로 넘어갔다.
◇ 20년 수성 신한 vs 청라 승부수 하나…결국 ‘금리·협력사업’ 싸움
이번 경쟁의 구도는 한 달 전부터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인천시는 지난달 7일 차기 제1·2금고 지정 계획을 알리고 28일부터 제안서 접수에 들어갔다. 당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기존 금고 수성에 나서는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이 청라국제도시 내 그룹헤드쿼터 이전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됐다.
실제 결과는 제1금고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2파전으로 좁혀졌고, 제2금고는 농협은행의 단독 응찰로 정리됐다.
신한은행의 가장 큰 강점은 장기간 금고를 운영한 경험이다. 신한은행은 2007년 이후 약 20년간 인천시 제1금고를 맡아왔다. 안정적인 자금 관리와 기존 시스템, 업무 연속성을 앞세울 수 있다.
하나은행은 ‘청라’를 승부수로 내세울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달부터 청라국제도시의 그룹헤드쿼터에 지주와 은행 등 10개 관계사, 약 2200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대규모 고용과 기업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천과의 연고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신한은행과의 차별점이다.
실제 승부는 제안서 평가에서 갈린다. 인천시는 금융기관의 신용도·재무구조 안정성에 25점, 시민 이용 편의성과 금고업무 관리능력에 각각 24점을 배점했다. 대출·예금금리가 1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이 7점이다.
신용도와 전산망, 지점 등 기본적인 금융 인프라에서 두 은행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와 협력사업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인천시 금고의 예치금 금리가 4.57%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만큼, 어느 은행이 시 재정에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는지가 관심사다. 여기에 지역사회 기여와 협력사업에서 얼마나 구체적이고 경쟁력 있는 제안을 내놨는지도 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은행 입장에서 인천시금고는 단순히 시 예산을 관리하는 사업 이상의 의미가 있다. 수조원 규모의 지방자치단체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공무원 급여이체, 산하기관 금융거래, 지역 기업과의 기업금융 등 기관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다음 주부터 시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가동해 제안서 심의와 평가에 들어간다. 이달 중 최종 금고은행을 선정하고 10월 중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차기 제1금고로 선정된 은행은 2027년부터 4년간 인천시의 자금 관리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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