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고려아연 출자 펀드 자금이 투입된 비상장 엔터기업 3곳의 투자원금과 관련해 상당액이 회수 불투명한 상태에 놓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고려아연 출자 펀드 엔터 투자금 690억, 대부분 회수 불투명”
영풍·MBK 파트너스는 “감사보고서 및 재무제표 등을 분석한 결과 하이헷과 슬링샷스튜디오, 아크미디어 등 3개 기업에 고려아연 출자 원아시아 펀드 자금 690억원이 후속 투자됐고, 이 중 650억원은 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해당 비상장사가 현재 자본잠식과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원금 회수가 불투명하다는 게 영풍·MBK 측의 주장이다. 영풍·MBK 측에 따르면, 전환사채(CB) 형태로 400억원이 투자된 하이헷과 슬링샷은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먼저 320억원이 투입된 하이헷의 경우, 2021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영업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 –32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80억원이 투입된 슬링샷스튜디오 역시 2025년 말 기준 자본총계 -12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슬링샷스튜디오는 지난해 영업손실 92억원, 당기순손실 175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순손실은 2024년 64억원에서 대폭 불어났다.
또한, 영풍·MBK 측은 “아크미디어에 투입된 고려아연 출자 펀드 자금 290억원 중 보통주로 전환된 250억원(추정 지분율 약 52%) 역시 급격한 실적 악화와 원가 구조 악화로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아크미디어 매출은 289억원을 기록해 2022년(1,418억원) 대비 79.6% 줄었다. 아울러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풍·MBK 측은 “유사 시기에 아크미디어에 500억원을 투자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2025년 말 기준 지분 가치를 45억원으로 산정하며 91%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재무제표에 인식했다”며 “업황 둔화와 실적 부진으로 IPO나 제3자 매각을 통한 보통주 엑시트 가능성도 매우 불투명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임시 주총 앞두고 양측 공방 격화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 측은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들이 2019년부터 4년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수천억원을 투자해 회사에 손실을 초래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출자 펀드를 통한 비상장 엔터기업 3곳의 투자 역시,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본업과 무관한 부실 엔터기업들에 왜 회사의 거액 자금이 후속 투입됐는지, 그 과정에서 최윤범 이사와 그 일가가 사익을 추구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한 펀드와 관련해 “당사는 펀드의 출자자(LP)로서 자금을 투자했을 뿐, 펀드 운용사(GP)가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 등을 독립적으로 실행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사의 펀드 투자와 자금 운용은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의거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공방은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격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오는 9일 임시주총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임시주총에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집중투표 방식의 독립이사 4인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인 선임 등 3개 안건이 상정된다. 이번 주주총회는 경영권 분쟁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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