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단골 된 CJ제일제당…설탕·밀가루·전분당 이어 장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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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센터. /CJ제일제당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CJ제일제당이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선상에 올랐다.

올해 설탕과 밀가루,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으로 잇따라 제재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고추장·된장·간장 등 장류 가격 담합 의혹이다. 공정위가 올해 제재하거나 새롭게 조사에 착수한 주요 식품 담합 사건마다 이름이 오르면서 내부통제와 준법경영 체계도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CJ제일제당과 대상, 샘표, 풀무원, 사조대림 등 5개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이들이 대형마트와 대리점 등에 고추장·된장·간장 등 장류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출고가격 등을 사전에 조율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아직 조사 초기 단계로 실제 담합 여부나 구체적인 행위 기간은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올해만 벌써 네 번째 담합 관련 공정위 리스크에 휘말렸다.

첫 시작은 설탕이었다. 공정위는 지난 2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이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4년여 동안 설탕 판매가격의 변경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고 판단해 총 4083억1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CJ제일제당에 부과된 과징금은 1506억8900만원으로 3개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다만 이 금액은 이후 2차 조정 절차를 거치며 346억원가량 줄어 1383억원 수준으로 확정됐다.

당시 CJ제일제당은 공식 사과문을 내놨다. 제당협회 탈퇴와 경쟁사 접촉 금지, 위반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에 더해 원가에 연동한 투명한 판매가격 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준법경영위원회 기능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시스템도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당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뒤 밀가루 담합 제재가 이어졌다. 공정위는 5월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등 7개 제분사가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6년간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 등을 합의한 사실을 적발해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CJ제일제당의 과징금은 약 1317억원이었다.

이때도 CJ제일제당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과 함께 경쟁사와의 접촉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며 제분협회에서도 탈퇴했다. 공정한 식품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쌓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지난 4월 23일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전분당 제품인 올리고당 등 전분당 제품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7월에는 전분·전분당까지 이어졌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 대상과 사조CPK, 삼양사 등 4개사가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7년5개월간 전분·전분당 판매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고 판단했다. 과징금은 총 7475억7800만원으로 당시 담합 사건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다. CJ제일제당에는 1029억원이 부과됐다.

올해 설탕·밀가루·전분당 담합으로 CJ제일제당에 부과된 과징금만 약 373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전분당 구매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한 별도 공정위 심의 절차도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 등 4개사가 대형 실수요처의 전분·전분당 구매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입찰가격, 물량 등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보고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CJ제일제당의 장류 담합 논란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공정위는 2011년 CJ제일제당과 대상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고추장 행사제품의 할인율을 30% 수준으로 맞추기로 합의한 사실을 적발했다. 당시 CJ제일제당에는 4억3400만원, 대상에는 6억18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법인과 관련 임원도 검찰에 고발됐다. 15년 만에 다시 장류가 공정위 조사 대상에 오른 셈이다.

다만 올해 제재가 내려진 설탕·밀가루·전분당 담합은 대부분 CJ제일제당이 올해 재발방지책을 발표하기 이전에 이뤄진 행위다. 이번 장류 조사 역시 행위 시점과 담합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재발방지 약속 이후 다시 담합이 이뤄졌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그럼에도 설탕에서 밀가루, 전분당을 거쳐 장류까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품에서 담합 관련 공정위 리스크가 잇따르면서 CJ제일제당의 준법경영 자체에 대한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약속한 CJ제일제당이 반복되는 담합 논란 속에서 시장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반복된 담합 논란으로 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며 “지금은 무엇보다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내부통제 강화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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