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T 위즈 외야수 유준규는 '이정후 닮은꼴'로 유명하다. 타격 준비 동작부터 스윙, 팔로 스루까지 이정후를 빼다 박았다. 롤모델 역시 이정후다.
이정후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선수다. KBO리그 통산 타율 0.340을 기록하고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향했다. 올 시즌 빅리그에서도 타율 0.291을 치고 있다. 이정후의 타격폼은 한국에서 '컨택'의 상징이 됐다.
유준규는 올 시즌 이정후를 빅리그로 보낸 그 타격폼을 포기했다. 이제부터 자신만의 길을 간다. 성과도 있다. 올해 1군에서 타율 0.313을 기록 중이다. 48타석 15안타로 표본이 크진 않다. 하지만 커리어 첫 '1군 3할'은 분명 유의미한 수치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삼진 비율(31.7%→25.9%)도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삼진 비율은 적은 표본에도 빨리 안정화되는 기록이다.
최근 경조사 휴가로 빠진 샘 힐리어드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다.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도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30일 '마이데일리'와 만난 유준규는 "힐리어드의 자리를 100% 메꾸진 못하겠지만 최대한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안타 두 개가 있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29일 세 번째 타석이 중요했다 팀이 4-0으로 뒤진 6회 2사 1, 2루에서 유준규가 타석에 섰다. 상대 선발 크리스 페덱도 긴장했는지 폭투를 범했다. 2사 2, 3루. 안타 한 방이면 경기는 미궁 속으로 빠지는 상황. 2-2 카운트에서 페덱이 5구 153km/h 하이존 직구를 뿌렸다. 이날 던진 공 중 가장 빠른 구속. 유준규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유준규는 "마지막에 직구가 들어올 거라 생각은 못 했다. 저는 직구를 먼저 노리는 타자다. 직구도 늦지 않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는데, 계속 변화구(커브-포심-커브-커터)만 던지다 보니 직구 대응이 늦었다. 직구는 자신이 있는데 너무나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1선발 투수의 공을 봤다는 것에 만족한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타격폼이 바뀌었냐고 묻자 "1군에서 실패도 많이 하고 경험하다 보니 그 폼의 한계점을 찾았다. 이것은 이정후 선수만의 폼이라 생각했다"며 "제가 테이크백(타격 준비 자세)을 하면 (방망이가) 몸에 붙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면 150km/h가 넘는 빠른 공에 대응하기 어렵더라.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 캠프 때 코치님들과 상의하며 조정한 게 지금의 타격폼이 됐다"고 밝혔다.
정확히 어떤 변화를 줬을까. 유준규는 "파워 포지션에 손을 미리 갖다 놓고 중심 이동을 한다. 그럼 파워 포지션에 공간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손 고정한 상태로 다리만 신경 쓰고 친다"고 말했다.
이어 "시범경기 때는 나가는 타이밍이 일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토탭으로 바꿨다. 토탭도 타이밍 맞추기 힘들다 보니, 토탭보단 한 번 제자리에서 찍고 친다는 느낌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5월 말 발목 내측 인대가 파열되는 치명적 부상을 당했다. 3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재활로 보냈다. 이 시간이 전화위복이 됐다.
유준규는 "3개월 쉬면서 느꼈다. 제자리에서 쳐도 된다고. 저는 멀리 치는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쳐도 컨택이 더 좋아질 수 있겠더라. 그래서 손을 고정하는 느낌으로 바꿨다"고 답했다.


3개월간 야구관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다. 유준규는 "3개월 쉬면서 진짜 야구도 많이 보고, 전에 했던 것도 많이 봤다. 이 시간을 그냥 흘러가게끔 하지 않으려고 연구했다. 이영수 코치님, 이성열 코치님과 이야기 많이 하면서 정립하고, 김태균 감독님께서도 많이 알려주셔서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유준규는 "제가 컨택형 타자인데도 삼진율이 많다고 생각했다. 타격폼을 바꾸고 나서 2군에서 삼진이 줄어들더라. 여기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헛스윙 삼진을 먹긴 했지만, 그래도 옛날처럼 무의미한 삼진이 아니다. 자기 스윙을 돌려 삼진을 먹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고 전했다.
팬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유준규는 2025시즌을 마치고 결혼을 했다. 아이도 있다. 재활 기간 어떻게 생활했냐고 묻자 "익산에서 재활했다. 익산에 있을 때 아이와 와이프가 잠깐 내려왔다. 그 덕분에 아기를 많이 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유준규는 군산신풍초-군산중-군산상고를 졸업했다. 본가가 군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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