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 앞두고 표 대결 본격화…감사위원 선임 놓고 고려아연 vs MBK·영풍 ‘격돌’

마이데일리
고려아연·영풍 CI. /각 사

[마이데일리 = 윤진웅·심지원 기자]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표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의결권자문이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감사위원 후보에 찬성을,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에 반대를 권고한 가운데 영풍·MBK 측은 주요 주주들에게 박 후보 지지를 요청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결권자문은 지난 26일 발간한 의안보고서에서 내달 9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총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과 관련해 백 후보에 찬성하고 박 후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의결권자문은 상법상 감사위원 중 1명 이상을 회계 혹은 재무 전문가로 두도록 한 점을 근거로 백 후보의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다. 최근 고려아연이 회계 관련 이슈에 직면한 상황에서 현재 감사위원회에 공인회계사 등 회계 전문가가 없다는 점을 취약점으로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회계 전문성을 갖춘 후보를 선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백 후보는 한·미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딜로이트안진에서 28년간 파트너로 재직하며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업무를 수행한 인사다. 한국의결권자문은 백 후보가 감사위원회 기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박 후보에 대해서는 책임투자와 지배구조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은 인정하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회계 전문성을 갖춘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는 것이 감사위원회 기능 강화에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또 박 후보가 과거 외신을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주요 쟁점에 대해 입장을 밝힌 점도 감사위원으로서 객관적인 판단에 대한 우려 요소로 제시했다.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임하는 독립이사 4인 후보에 대해서는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형규·서은숙 후보와 영풍·MBK 측이 추천한 이준봉 후보에 찬성을 권고했다.

영풍·MBK 측이 추천한 심혜섭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냈다. 심 후보가 지난해 12월 한 일간지 기고를 통해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관련 유상증자 구조를 비판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국의결권자문은 향후 프로젝트 크루서블 추진 과정에서 심 후보와 기존 이사회 간 상당한 의견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사업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추진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풍 본사 전경. /영풍

영풍·MBK 측은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앞두고 주요 주주인 한화와 LG화학에 주주서한을 보내 박 후보를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로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영풍·MBK는 주주서한에서 이번 감사위원 선임의 본질은 경영권 경쟁이 아니라 고려아연 감사위원회가 경영진과 특정 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감시·견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지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와 LG화학이 그동안 최 회장 측의 우호주주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이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고려아연의 회계처리 문제와 관련한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조치, 최 회장이 주도하거나 관여한 투자 및 회사자금 사적 유용 의혹 등에 대한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해외계열사를 활용한 상호출자 구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의 등을 거론하며 회사와 주주의 자산 보호를 위해 독립적인 감사위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풍·MBK는 최 회장 일가가 선행 투자한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원아시아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자금을 활용해 후속 투자한 사안에 대해 이해상충 의혹을 제기했다. 아크미디어·하이헷·슬링샷스튜디오 등 3개사에 대한 후속 투자 규모가 690억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회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이를 단순한 투자 실패로 볼 수 없는 사안이라며 현 감사위원회가 자금 흐름과 책임 소재, 최 회장 측의 관여 및 이해상충 여부 등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나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의 전문성을 두고도 양측의 평가가 엇갈린다. 영풍·MBK는 박 후보가 최대주주 측이 자체 발굴·지명한 인사가 아니라 고려아연 주식 1주 이상을 보유한 주주와 기업지배구조 관련 기관·NGO·전문가 단체 등의 공개 추천을 거쳐 외부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박 후보가 약 10년간 주식 리서치 업무를 수행하며 재무제표 분석과 기업가치 평가, 모델링 등을 담당했고 이후 글로벌 연기금 자산운용사인 APG에서 약 17년간 기업 실적과 자본배분, 재무정책, 지배구조 등을 평가해 온 만큼 충분한 재무적 전문성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박 후보는 최대주주인 영풍·MBK파트너스 측도, 최윤범 이사 측도 대표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권 보호를 위해 활동해 온 만큼 고려아연과 전체 주주의 장기적인 이익을 기준으로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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