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넘어 ‘빛’으로… 삼성·SK하이닉스의 ‘반도체 빛’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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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서도 빛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함께 초고성능 반도체 기술이 필요해지면서다. 이에 전기 대신 빛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실리콘 포토닉스’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 사 모두 이와 관련한 기술 개발 및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반도체’에서도 빛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함께 초고성능 반도체 기술이 필요해지면서다. 이에 전기 대신 빛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실리콘 포토닉스’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 사 모두 이와 관련한 기술 개발 및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빛’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자연의 존재다. 하지만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빛은 독특한 존재이기도 하다. 때문에 첨단과학기술산업에서는 광통신부터 의료, 수많은 미세 공정 산업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빛을 사용한다.

‘반도체’에서도 빛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함께 초고성능 반도체 기술이 필요해지면서다. 이에 전기 대신 빛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실리콘 포토닉스’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 사 모두 이와 관련한 기술 개발 및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리콘 포토닉스 관련 연구 속도

먼저 SK하이닉스의 경우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차세대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에는 차세대 AI 인프라 핵심 ‘CPO(Co-Packaged Optics)’ 로드맵을 공개했다. 글로벌 과학계와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게재됐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홍승훈 SK하이닉스 AI인프라 팀장과 이규상 버지니아대학교(UVA)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팀,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UIUC), 난양공과대학교(NTU),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세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핵심 내용은 AI·고성능컴퓨팅(HPC)용 ‘CPO(Co-Packaged Optics)’ 기술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현재 GPU와 HBM의 연산 성능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칩과 칩 또는 서버 사이에서 데이터를 옮기는 속도는 그만큼 따라가지 못한다.

특히 기존 구리 배선은 거리가 길어질수록 신호가 약해지고 전력 소모도 커진다. 이른바 ‘대역폭 장벽(Bandwidth Wall)’ 문제다. SK하이닉스 공동 연구진은 해결할 핵심 수단으로 광통신을 반도체 패키지 안까지 끌어들이는 CPO를 제시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HBM을 포함, 메모리 반도체 전반을 ‘빛’으로 직접 연결하는 ‘옵틱스 중심(Optics-centric) 아키텍처’ 기술도 제안했다.

삼성전자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와는 접근 방향이 다르다. SK하이닉스가 CPO·광인터커넥트 시스템 아키텍처를 GPU, HBM 등 반도체와 어떻게 연결할지를 설계했다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실제 빛의 통로, 즉, ‘광회로’를 어떻게 그릴지를 연구 중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3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광통신·포토닉스 국제학회 ‘OFC 2026’에서 관련 기술 연구 현황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DS사업부문 삼성파운드리 연구팀은 학회서 300㎜ 웨이퍼 기반의 단일 칩 CMOS 실리콘 포토닉스 파운드리 플랫폼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의 ‘Fotonix’ 기술 발전 현황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연구진은 300㎜ 웨이퍼 기반 실리콘 포토닉스 공정에서 ‘게르마늄(Ge) 애벌랜치 포토다이오드(APD)’를 실제 구현한 연구 성과도 발표했다. 이 기술은 쉽게 말해 약한 빛 신호를 받아 전기신호로 바꾼 후, 이를 증폭하는 센서다. 게르마늄은 빛을 잘 흡수하는 반도체 소재다. 

연구팀은 이 신규 기술을 이용, 새로운 광검출기를 제작했다. 그 다음, 300㎜ 웨이퍼에서 성능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비교적 균일한 성능을 확인했다. 특히 초당 560억 번 바뀌는 고속 광신호를 실제로 받는데 성공했다. 또한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는 ‘PAM4 신호’까지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전 세계 반도체 리더 기업들이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에 집중하는 것은 ‘AI’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빛을 이용하는 실리콘 포토닉스는 AI반도체 사이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전력 소모와 대역폭 한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전 세계 반도체 리더 기업들이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에 집중하는 것은 ‘AI’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빛을 이용하는 실리콘 포토닉스는 AI반도체 사이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전력 소모와 대역폭 한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 AI시대,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주목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전 세계 반도체 리더 기업들이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에 집중하는 것은 ‘AI’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빛을 이용하는 실리콘 포토닉스는 AI반도체 사이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전력 소모와 대역폭 한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대다수 연구에서는 실리콘 포토닉스가 대규모 GPU와 HBM을 연결해야 하는 AI·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고 평가한다.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과학기술대(KAUST) 연구진은 CMOS와 결합한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성능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광원·변조기·광검출기 전자회로에 이를 집적하면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에너지를 비트당 1pJ 이하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해 개제됐다. KAUST 연구진뿐만 아니라 인텔, 엔비디아 등 세계적 AI·반도체 기업 연구진들이 함께 참여했다. 즉, AI·데이터센터용 실리콘 포토닉스의 산업적 의미가 큰 연구 성과라 볼 수 있다.

아울러 국내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실리콘 포토닉스 관련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성과를 꼽을 수 있다.

ETRI는 지난해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광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 실리콘 웨이퍼 위에 100Gbps급 광변조기와 광검출기를 각각 8채널씩 집적한 방식이다. 이 기술은 최대 0.8Tbps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광송수신칩 구현이 가능하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TRI연구개발지원금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는 ‘광 클라우드 네트워킹 핵심 기술 개발’ 과제로 진행됐다.

ETRI에 따르면 칩 내부에는 빛이 지나가는 광도파로와 광신호를 나누는 분배기, 광섬유와 칩을 연결하는 에지 커플러 등이 함께 배치된다. 기존 반도체 제조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데이터 전달에는 전기 대신 빛을 사용한 것이다. 향후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간 고속·저전력 연결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AI산업을 이끌 차세대 기술인 만큼 실리콘 포토닉스에 대한 시장 전망도 매우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실리콘 포토닉스 시장은 오는 2030년 96억5,000만달러(약 13조3,24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은 29.5% 수준이다.

마켓앤마켓은 “실리콘 포토닉스는 AI, 클라우드 컴퓨팅, 양자 기술 분야에서 고속 데이터 전송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데이터 센터, 통신, 의료 분야에서 관련 기술 수요가 늘고 있고, 특히 송수신기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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