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기업은행 중국법인 834억 사고 다음날…1200억 규모 ‘포용금융’

마이데일리
기업은행 중국법인에서 834억원 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 기업은행이 1200억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 소각에 나섰다. 기업은행은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관리·감독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고 있다. /그래픽=최주연 기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IBK기업은행 중국법인에서 834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드러난 다음 날, 기업은행이 1200억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 소각에 나섰다.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관리·감독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은 채 취약계층의 금융 재기를 지원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오는 12월까지 5000여명을 대상으로 총 1200억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소각한다. 장기간 갚지 못한 대출채권을 소각해 해당 채무자의 빚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다.

이번 지원책은 장기 추심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경제적 재기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기업은행은 우선 오는 9월까지 3600여명을 대상으로 675억원 규모의 채권을 소각한다. 특수채권 편입 기간이 5년을 초과하면서 잔액이 500만원 이하인 채권과 특수채권 편입 기간이 7년을 초과하고 잔액이 1억원 이하인 채권이 대상이다.

기업은행은 대한민국 정부가 최대주주로, 재정경제부가 59.5%, 산업은행 7.2%, 수출입은행이 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2026년 6월 30일 기준)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장기 채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재기 지원을 위해 채권 소각을 단행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포용금융 실천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중국법인 834억 사고…내부통제 경위는 여전히 미확인

이번 채권 소각 발표는 기업은행 중국법인에서 833억76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나왔다. <관련 기사 : 기업은행 中법인 834억 사기…장민영號 ‘내부통제’ 어디까지 했나>

앞서 기업은행 중국법인은 현지 비은행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비대면 대출을 실행했다. 기업은행이 대출금을 직접 집행했지만 차주 모집과 원리금 상환은 제3의 온라인 대출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구조였다.

해당 플랫폼이 차주들이 납입한 원리금을 기업은행에 보내지 않고 유용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상환계좌를 임의로 변경하고 실제 돈을 보내지 않은 채 상환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전산정보를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은행은 의원실 질의 과정에서 원리금 상환 내역과 실제 입금액을 매일 대조·확인했다고 답했지만, 사고는 정산금이 입금되지 않고 차주 민원이 늘어난 뒤에야 인지했다. 사고 기간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7개월에 달했다.

특히 다른 중국 금융기관 5곳이 지난 3~4월 해당 플랫폼을 협력기관 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부 거래처에 대한 위험관리와 모니터링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 본점 관리·감독은…기업은행 “수사 중”

<마이데일리>는 사고 구조와 내부통제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업은행에 △대출 및 원리금 상환 구조 △현지 영업 관행 여부 △외부 플랫폼 관련 내부통제 조치 △본점 임원·준법감시인·은행장의 관리·감독 내역 △책무구조도상 내부통제 관리조치와 관련 기록 등을 질의했다.

기업은행은 이 같은 구체적인 질문에는 별도로 답변하지 않고 공식 입장으로 일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해외기관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현지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필요한 법적 대응을 추진할 예정이며, 내부통제 절차를 지속 점검·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중국법인에서 834억원 규모의 사고가 발생한 과정에서 본점이 해당 업무의 위험을 어떻게 관리했고 어떤 내부통제 조치를 지시·점검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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