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랭킹 5위의 심장이 57위의 보석에게 찾아가..."당신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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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클란 라이스/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잉글랜드 대표팀. 온통 비난뿐이다.

잉글랜드는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우승후보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유로 2024 C조 1차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가까스로 1-0으로 이겼고, 2차전 덴마크전 1-1 무승부, 3차전 슬로베니아전에서도 0-0 무승부에 그쳤다. 잉글랜드는 1승2무로 조 1위 16강에 진출했지만, 그들을 향한 화살은 멈추지 않고 있다.

전쟁 속에서도 꽃은 핀다. 비난의 폭발 속에서 잉글랜드에게도 좋은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잉글랜드 대표팀이 아니라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 한 명이 보여준 아름다운 행동 때문이다. 주인공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심장'이라 불리는 데클란 라이스다. 그가 무슨 일을 했을까.

슬로베니아 대표팀에는 조금 특별한 사연을 가진 선수가 있다. 바로 요십 일리치치다. 그는 한때 이탈리아 세리에A 피오렌티나, 아탈란타 등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공격수였다. 하지만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와 선수 은퇴의 기로에 섰다. 세리에A에서 물러나야 했고, 2022년 슬로베니아의 마리보르로 이적했다. 이곳에서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슬로베니아 대표팀은 슬로베니아의 '보석'이라 불리는 일리치치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유로 2024를 앞두고 다시 대표팀에 차출한 것이다. 일리치치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건 2011년 이후 3년 만이었다. 유로 2024가 시작됐고, 1차전 덴마크전, 2차전 세리비아전 모두 결장했다. 그러다 잉글랜드전에 투입됐다. 후반 30분 베냐민 세슈코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슬로베니아 A매치 82번째 경기였다.

오랜 고통의 시간을 견뎌낸 후 메이저대회에 다시 섰다. 일리치치는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그를 더욱 감동적이게 만든 일이 벌어졌다. 바로 라이스였다. 일리치치는 경기 전에 만난 라이스가 자신에게 말을 먼저 걸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Sky Italia'를 통해 라이스가 한 말을 전했다.

요십 일리치치/게티이미지코리아요십 일리치치/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는 슈퍼스타 군단이다. 유로 2024에 참팀 중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위. 반면 슬로베니아는 FIFA 랭킹 57위다. 팀에 슈퍼스타는 없다. 잉글랜드는 차원이 다른, 저 세상 팀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잉글랜드 대표팀 중 핵심인 라이스가 일리치치에게 다가와 존경심을 표현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한다. 라이스는 일리치치의 과정을 다 알고 있다. 그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라이스의 아름다운 행동이다. 일리치치는 이렇게 기억했다.

"내가 할 이야기는 고무적이다. 내가 경기장에 들어가는데 나에게 존경을 표하는 잉글랜드의 한 선수가 있었다. 그 선수는 아스널의 미드필더 라이스다. 모두가 알고 있는 선수다. 라이스가 나에게 '매우 존경한다'고 말했다. 나는 정말 듣기 좋았다. 솔직히 그 말을 듣고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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