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4대 금융 회장 성과급 뜯어보니…‘돈’보다 중요한 경영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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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회장 상반기 보수 변화 /그래픽=최주연 기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최고경영자(CEO)에게 요구하는 경영성과가 달라지고 있다. 성과급 평가표에 단순한 이익 규모뿐 아니라 비은행 확대, 인공지능(AI)·플랫폼, 자산 건전성, 자본 적정성 등 각 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전략 과제가 담겼다.

실제 회장 보수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보수는 전년 동기보다 9.8% 늘어 4대 금융 회장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각각 7.7%, 7.1% 증가했다. 반면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보수는 6억5000만원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20일 <마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기보고서에 담긴 성과급 평가표에서 각 금융지주의 경영 우선순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 KB는 ‘비은행’·신한은 ‘AI’…수익원과 성장동력 바꾼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의 2025년 경영성과 단기성과급 평가 항목에 ‘비은행 부문 이익’을 별도 정량 지표로 신설했다.

KB금융지주 순이익 계열사 기여도 현황. /KB금융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는 44%로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은행에 집중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를 높이는 것을 CEO 성과와 직접 연결한 것이다.

ROE와 함께 실질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보통주자본비율(CET1), 총이익경비율(C/I Ratio) 등 건전성과 비용 관련 지표도 평가한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의 성과평가에서 고객 기반 확대와 플랫폼·AI 성과를 구체적인 평가 대상으로 명시했다.

2025년도 연간성과급 평가에는 당기순이익과 ROE, 유형자본이익률(ROTCE), 총주주수익률(TSR), 그룹 핵심성과지표(KPI), 리스크 관리 성과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특히 플랫폼과 AI를 별도 성과 대상으로 삼으면서 현재의 이익뿐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까지 CEO 평가 범위를 넓혔다.

◇ 하나는 ‘건전성’·우리는 ‘CET1’…이익의 질과 자본에 무게

하나금융은 건전성 관리의 중요도를 높였다.

함영주 회장의 성과연동형 주식보상 평가에서 건전성 비중은 기존 15%에서 20%로 5%포인트(p) 높아졌다. 반면 ROE와 당기순이익 목표 달성률로 구성된 그룹사 성과 비중은 45%에서 40%로 낮아졌다.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자산의 질과 리스크 관리 성과를 CEO 보상에서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우리금융은 자본 적정성을 별도 평가 영역으로 두고 CET1을 핵심 지표로 지정했다.

ROE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NPL 비율을 함께 평가하며, 보험사 인수를 통한 종합금융그룹 구축과 기업가치 제고, 전사적 인공지능 전환(AX)도 주요 전략 평가 항목으로 포함했다.

우리금융은 사업 확장과 함께 그룹이 감당할 수 있는 자본 여력과 자본의 질을 관리하는 것을 CEO의 주요 경영성과로 본 것이다.

◇ 성과급 넘어 실제 보수로…함영주 증가율 가장 높아

성과급 평가표에 나타난 경영 우선순위와 함께 실제 회장 보수 변화도 눈에 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올해 상반기 보수는 19억2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억5000만원보다 1억7200만원(9.8%) 증가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8억7100만원에서 9억3800만원으로 6700만원(7.7%) 늘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7억6100만원에서 8억1500만원으로 5400만원(7.1%) 증가했다.

반면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해와 같은 6억5000만원을 받았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다만 반기 보수에는 해당 연도 성과뿐 아니라 이전 연도에 대한 단기성과급과 장기성과급 등이 반영될 수 있어 보수 증감만으로 당해연도 경영성과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결국 4대 금융지주의 성과보상 체계는 각 그룹이 처한 상황과 전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KB금융은 비은행 수익원 확대, 신한금융은 AI·플랫폼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 하나금융은 건전성 관리, 우리금융은 자본 적정성과 종합금융그룹 구축에 각각 무게를 두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CEO 성과급은 수익뿐 아니라 그룹이 필요한 변화를 얼마나 이끌었는가까지 평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장기간에 걸쳐 성과가 나타나는 과제를 보상체계에 반영하면서 CEO의 전략 실행력을 평가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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