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관위 ‘러닝메이트’ 허용... 계파전쟁 시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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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4차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 5차 회의 결과 발표를 위해 자리해 있다.  /뉴시스
서병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4차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 5차 회의 결과 발표를 위해 자리해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이 함께 선거운동을 진행하는 ‘러닝메이트’ 방식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당내 분열의 핵심이었던 ‘계파정치’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청년 정치인들 ‘박탈감 든다’는 러닝메이트 방식

서병수 당 선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5차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당헌·당규상 입후보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기에 러닝메이트를 표방해 본인을 포함한 타 후보를 당선되게 하려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를 진행하는 당에서 공식적으로 ‘당 대표-최고위원 연대 선거운동’이 가능하다고 확인해 준 것이다.

그간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러닝메이트’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꾸준히 이어졌다.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윤상현 후보가 ‘러닝메이트’ 적절성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전날(26일)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규 제34조는 현역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의 타 후보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고 했다. 당 중진인 권 의원은 ‘계파 갈등’을 우려하며 선관위에 이에 대한 결론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 위원장은 본 당헌‧당규의 모호성을 인정하면서도 “관행도 존중해야 한다”며 의원실 보좌진을 선거캠프로 파견하는 등의 적극적 지지 행위에 대해 제지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선관위의 이와 같은 유권해석에 “줄 세우는 구태 정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혁신방안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한마디로 수직적, 권위주의적 줄 세우기”라며 “러닝메이트를 관행이란 이름으로 따르면서 혁신을 거부하는 당의 행태에 분노감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장동혁·박정훈·진종오 후보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요한·박진호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 중 서로 협력하겠다며 ‘러닝메이트’를 선언한 바 있다. 이런 협력 관계 구축은 이준석 전 대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이 사퇴 또는 궐위 시 당 지도부가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재편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이 전 대표는 본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직을 상실한 바 있다. 당 대표직을 얻더라도 최고위원들과의 관계 끈끈하게 가져가지 않으면 ‘축출’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 참여하는 청년 최고위원과 청년 당원들 사이에서는 ‘계파정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 대표 후보자들이 계파색이 강한 청년을 내리꽂으면서 스스로 출마한 무계파의 청년들이 존재감을 잃고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번 경선에 참여하는 한 청년 최고위원 후보자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선관위의 유권해석 전에는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러닝메이트’ 선언에 조심스러운 느낌이 있었다”며 “하루이틀 지나면 (어느 캠프로 향할지)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만난 청년 당원들 중엔 전화가 몇 통씩 와서 ‘이건(러닝메이트) 아니지 않느냐’라고 토로하는 분이나 러닝메이트 방식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분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최고위원이라는 자리가 기회를 주는 자리인데 청년에게 계파의 뿌리가 내려오게 되는게 아닌가 걱정하는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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