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조용식 울산광역시교육감이 취임 한 달여를 맞아 등굣길 학생맞이부터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 방문까지 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가 꺼내든 화두는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이다. 교권 보호와 학생 마음건강 회복을 우선 과제로 삼고 산업수도 울산에 걸맞은 직업교육 혁신, 학교의 지역사회 개방까지 아우르겠다는 구상에는 25년 교단과 6년 교육 행정을 두루 거친 그의 경험이 녹아 있고, 그 경험이 4년간 울산교육 발전에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조 교육감은 1993년 울산 학성중학교에서 교직에 들어선 뒤 25년간 평교사로 학교를 지켰다. 2011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장, 2013년 울산교육연구소장을 지냈고, 2018년에는 고(故) 노옥희 전 교육감 비서실장을, 2023년에는 천창수 교육감의 비서실장을 맡아 6년간 교육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2024년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난 뒤 노옥희재단을 설립해 초대 이사장을 지냈고, 지난 6.3지방선거에서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그는 인터뷰 내내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
조 교육감은 취임 소감을 묻자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등굣길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고 학부모와 교직원들을 만나며 현장을 다졌다고 전했다. 임기 동안 ‘교육공동체의 신뢰 회복’을 울산교육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그는 취임 직후 가장 먼저 결재한 안건도 ‘울산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추진 방안’이었다고 밝혔다.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범시민 추진단을 구성해 학생·학부모·교직원은 물론 지역사회까지 아우르는 신뢰 회복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울산교육의 비전도 기존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에서 ‘오늘이 행복한 울산교육’으로 새로 세웠다.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과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교육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기간 교육가족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요구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는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아이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학교였다고 답했다.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권 보호가 다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만큼 학부모는 안전한 배움터를, 교사는 존중받는 교육환경을, 학생은 꿈을 키울 수 있는 학교를 바라고 있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 교권 보호·마음건강 우선
가장 시급한 과제와 해법을 묻는 질문에도 신뢰 회복이 다시 등장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 직속 추진단을 구성해 교육청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며 관계 회복 프로그램 활성화와 교권 보호, 학부모와 학교 간 소통 강화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호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고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학생에게는 처벌보다 성장과 회복 중심의 지원을 강화해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정서·심리 지원과 상담을 한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학생 성장 지원센터’를 설립해 통합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 등 소통 창구를 활성화하고 학부모 교육도 넓혀가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아울러 지역 언론과도 긴밀히 협력해 교권 보호와 상호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와 공익 캠페인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울산형 직업교육 승부수
산업수도에 걸맞은 ‘울산형 교육’을 묻는 대목에서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조 교육감은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 산업, AI 등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울산의 산업 지형에 맞춰 직업교육복합센터를 산학협력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기업·대학과 협력해 실무 중심 교육을 확대하고 반도체·이차전지·산업용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 대응하도록 직업계고 학과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AI 시대에 대비한 기초 학력·기초 문해력 향상 교육 체계 구축을 위해 AI 교육지원센터도 함께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직업교육이 단순 취업 교육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라고 규정하며 학생과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울산형 직업교육을 만들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현장이 답, 소통을 정례화
교육정책이 힘을 얻으려면 공감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조 교육감은 취임 첫날부터 이어온 현장 행보를 다시 언급했다. 그는 학교마다 안고 있는 고민을 파악하려면 직접 찾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며 학교 방문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책을 만들기 전 충분히 의견을 듣고, 추진 과정과 시행 이후에도 개선점을 함께 찾는 열린 행정을 실천하겠다는 것이 그의 약속이다.
실제로 조 교육감은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을 잇달아 찾아 ‘현장 공감·소통 기관 방문’을 벌였다. 울산유아교육진흥원을 찾아 시설과 운영 현황을 살피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등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과 학교 지원 강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임기 첫 1년 안에 교육가족이 체감할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며, 교육청이 먼저 학교를 찾아가 어려움을 듣고 해결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답했다. 학생들에게는 학교가 경쟁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협력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 학교를 지역사회 품으로
반대가 있어도 지키고 싶은 원칙을 묻자 조 교육감은 학교를 학생만의 공간이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공동체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학교시설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평생학습과 문화·체육 활동이 어우러지는 열린 학교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그는 안전과 보안에 대한 우려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학교 현장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와 충분히 소통해 학교별 여건에 맞는 운영 기준과 안전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조 교육감은 지난 한 달 학교 현장에서 만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의 기대와 애정을 다시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교육은 교육청 혼자 만들어 갈 수 없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교육공동체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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