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크래프톤·넷마블·엔씨 등 국내 대표 게임3사가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활용 전략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크래프톤은 AI를 게임 플레이와 시스템 자체에 적용하는 기술 개발에, 넷마블은 아트 제작과 밸런스 검증 등 개발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엔씨는 AI 연구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사업화에 나섰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크래프톤의 연구개발(R&D) 비용은 4268억원, 넷마블은 2969억원, 엔씨는 2129억원으로 집계됐다. 3사 합계는 약 9366억원이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넷마블이 21.19%로 가장 높았고 크래프톤과 엔씨는 각각 16%였다. 다만 R&D 비용에는 게임 개발비 등이 함께 포함돼 있어 이를 AI 투자액으로 볼 수는 없다.
◇ 크래프톤, AI를 ‘개발 도구’ 넘어 게임 자체로
크래프톤은 AI를 개발 보조 수단을 넘어 게임 콘텐츠와 시스템에 직접 결합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공개된 연구개발 과제에는 게임 특화 강화학습, 로컬 거대언어모델(LLM), AI 인터랙티브 스토리 생성, 페르소나 기반 챗봇 등이 포함됐다. AI가 이용자와 직접 상호작용하거나 게임 플레이에 관여하는 기술들이다.
특히 디퓨전 모델을 활용해 게임 환경을 생성하는 AI 게임엔진 연구가 눈에 띈다. 월드모델을 활용해 게임 내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거나 코드 생성 기술로 게임 로직을 만드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플레이어 행동을 학습해 상황에 맞는 행동을 모방하는 기술과 이용자의 음성·플레이를 재현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AI를 단순 제작 효율화가 아니라 새로운 게임 경험을 구현하는 기술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올해 상반기 크래프톤의 R&D 비용은 4268억원으로 3사 중 가장 많았다. 다만 크래프톤은 지난해부터 개발 활동과 관련된 간접비도 연구개발비 산정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 넷마블, 아트·밸런스 검증에 AI…개발 효율화 집중
넷마블은 AI를 게임 제작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과제는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한 게임 아트 제작이다. 기존 게임의 아트 스타일을 학습해 신규 캐릭터와 아이콘, 사용자환경(UI), 배경 콘셉트 이미지 등을 만드는 방식이다.
강화학습 기반 게임 플레이 봇도 개발하고 있다. AI가 실제 이용자처럼 게임을 반복 플레이하면서 데이터를 쌓고 이를 활용해 밸런스를 검증하는 기술이다. 이용자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개발 단계에서도 게임 구조와 난도를 점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AI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생성과 게임 QA 자동화, 개인화 추천 등도 연구하고 있다. 게임 제작부터 테스트, 운영까지 개발 전반의 시간과 인력 투입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넷마블의 올해 상반기 R&D 비용은 2969억원으로 매출의 21.19%를 차지했다. 절대 금액은 크래프톤보다 적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3사 중 가장 높았다.

◇ 엔씨, AI 조직 떼어내 별도 사업으로
엔씨는 AI를 게임 개발 기술에 머물지 않고 별도 사업으로 분리하는 전략을 택했다. 엔씨는 지난해 2월 AI서비스연구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엔씨AI를 설립했다. 기존 사내 AI 연구조직을 독립 법인으로 전환해 AI 기술과 서비스를 별도 사업으로 키우는 구조다.
엔씨AI는 올해 상반기 매출 174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반기순이익은 14억원이다.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AI 사업의 매출과 손익이 별도 법인을 통해 확인된다는 점에서 크래프톤·넷마블과 차이가 있다.
엔씨 본사의 올해 상반기 R&D 비용은 2129억원으로 매출의 16%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인건비가 184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도입 초기에는 이미지 제작이나 코드 작성처럼 개발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최근에는 게임 플레이에 직접 적용하거나 별도 사업으로 확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AI 활용 자체보다 실제 게임성과 개발 효율,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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