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56km 클로저 이의리를 그리워할 줄이야.
KIA 타이거즈가 1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다시 한번 불펜의 난맥상을 확인했다. KIA는 이날 필승계투조의 정상적인 가동이 불가능했다. 후반기 불펜의 황금열쇠로 거듭난 이의리가 11~12일 경기서 연투하면서 경기조에서 일찌감치 빠졌다.

시라카와 케이쇼가 아슬아슬하게 5이닝을 버티고 내려간 뒤 6회부터 추격조, 이른바 B조를 가동했다. 현재 필승조, 그러니까 확실한 A조는 실질적 마무리 조상우에 전상현, 이의리다. 정해영과 성영탁은 올스타브레이크 전후로 부진해 A조로 나서도 8~9회에 쓸 수 없는 카드들이다. B조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 이날 등판한 최지민은 김범수가 재정비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가면서 전천후 역할을 수행한다. 이날 나서지 않은 이태양과 홍민규, 한재승도 B조에 가깝다. 그만큼 KIA 불펜은 전반기 막판부터 다소 어지럽다.
결국 이의리 없이 삼성의 주력 좌타자들과 장타자들을 못 막았다. 후반기에 심상치 않은 정해영이 ⅓이닝 3실점, 성영탁이 1⅓이닝 2실점했다. 정해영은 강민호에게 추격의 스리런포를 내줬다. 최지민은 르윈 디아즈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허용했다. 아웃카운트를 못 잡고 1실점.
전상현이 1⅓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대타 최형우도 잘 봉쇄했다. 그러나 믿었던 조상우가 1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전반기 막판부터 매우 안정적인 페이스였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 KIA 불펜의 가장 큰 고민은 구위와 스피드로 1이닝을 확실하게 틀어막을 카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조상우와 전상현이 좋지만, 스피드는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전상현은 올해 작년보다 스피드가 다소 줄어들었다.
조상우는 변화구 위주의 영리한 투구가 돋보이지만, 구위로 압도하지 못하니 이런 경기도 나온다. 류지혁에게 내준 동점 우선상 1타점 2루타의 경우 몸쪽 슬라이더가 낮게 잘 들어갔다. 운이 안 따른 장면이었다. 그러나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구사한 포심은 한가운데 실투였다. 145km이니 구자욱이 어렵지 않게 안타로 연결했다.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정해영은 그래도 구위가 좋지만 리그 최상급 스피드가 아니다. 성영탁은 애당초 투심과 커터의 무브먼트로 승부해온 투수였다. 하루아침에 스피드와 구위를 확 끌어올릴 수도 없으니, 이범호 감독으로선 고민이 크다.
이런 상황서 난세의 영웅과도 같은 이의리가 나타났다. 일본 유학을 거쳐 후반기에 셋업맨으로 변신했다.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고 공격적인 투구를 하니 제구 기복이란 결정적 약점도 크게 부각이 되지 않는다. 좌투수가 1이닝 동안 156km를 뿌리니, 좌타자든 우타자든 쉽게 손대기 어렵다. 현 시점에선 불펜 에이스다. 11~12일 삼성전서도 이의리가 막판 삼성 좌타라인을 봉쇄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문제는 이런 이의리를 매일 쓸 수는 없다는 점이다. 13일 삼성전과 같은 경기는 앞으로도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마무리로 못 박지는 않았다.
물론 향후 KIA 불펜에 플러스 요소는 있다. 구위가 좋은 왼손 스리쿼터 곽도규가 내전근 부상을 털어내고 ITP에 들어갔고, 김범수도 2군에서 조정을 마치고 돌아올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타자 승부에 대한 고민, 이의리와의 시너지 등 고민해야 할 지점이 한, 둘이 아니다.

KIA는 구원 평균자책점 4.57로 리그 3위다. 그러나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후반기는 5.15로 7위다. 선발도 이닝소화력, 안정성 등에서 고민이 큰데 불펜도 어려움이 있다. 급기야 불펜 이의리를 그리워하는 경기까지 나오고 말았다. 불펜의 틀을 확실히 세우기 위해선 올 시즌에 한해 이의리를 마무리로 못 박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쉬운 결단은 아니지만.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