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부가 △소형모듈원전(SMR)과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 바이오 △첨단소재·부품 등 7대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발전 주기가 빨라지고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씨앗을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창출된 자본을 첨단기술에 다시 투자함으로써 차세대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를 주재하고 첨단 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몇 년 뒤 어떤 첨단 기술이 새롭게 등장할지, 또 산업 지형이 어떻게 격변할 것인지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대전환의 시대”라며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주는 절호의 기회를 활용해서 인공지능 시대 그다음에 먹거리를 우리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집중 투자 대상으로 지목한 기술은 △소형모듈원전(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 바이오 △첨단 소재·부품 등이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평가되는 동시에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와의 연결성을 고려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태권V에 비유하자면 반도체는 두뇌, AI 데이터센터는 심장, 피지컬 AI는 몸통에 해당한다”며 “이 태권V를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해당하는 기술만 갖고는 온전하게 작동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 개의 축으로 진행된다. AI 전력 수요와 탄소 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는 ‘미래 청정에너지’ 분야, 인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프런티어’ 분야 그리고 대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첨단 공급망’ 분야다. 단기적 목표를 넘어 중장기적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만큼 방향과 목표는 분명하다.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장을 미리 선점하는 동시에 그 격차를 상당히 벌려놓겠다는 의중이 깃들었다.
◇ 기술 개발 넘어 생태계 조성
우선 정부는 2035년 경수형 SMR의 상용화, 비경수형 SMR의 2030년대 건설 착수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아울러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 개발을 통해 2030년대 전력생산을 실현하고 2040년대 상용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재생에너지 기술도 고도화한다는 방침인데, 태양광 효율을 35% 이상으로 끌어 올리고 초대형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혁신 등을 통해 차세대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2029년까지 100큐비트급 국산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고 2035년까지 양자칩 제조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우주·항공 분야에선 2030년 국내 최초 달 착륙에 도전한다. 또한 정부는 AI·로봇을 활용해 난치 질환 신약 발굴 속도를 가속화 하는 동시에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생각만으로 기계를 조작할 수 있는 BCI 제품을 2035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측면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갖는 상징성은 크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뒤따른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연구 인력과 투자, 자원과 같은 실질 요소가 함께 맞물려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러한 지점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민관이 합동으로 개발부터 상용화를 추진하는 동시의 기초 연구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대학 단위 지원체계(블록펀딩)을 도입해 연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핵심광물 및 소재·부품·장비 확보를 위한 첨단 공급망 생태계 구축에도 나설 예정이다. 공급망 리스크를 대비해 반드시 구비해야 하는 ‘국가생존 필수품목’은 정·제련 기술개발과 재자원화를 통해 가공역량을 키운다. 이를 위한 보조금 및 세제 혜택도 다각도로 지원한다. 자체생산이 어려운 품목에 대해선 비축 물량을 최대 365일로 확대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핵심 광물과 첨단 소재·부품·장비가 뒷받침해 주지 못하면 모래 위에 쌓은 성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의지를 갖고 챙기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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