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부처 엇박자’ 논란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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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정 현안을 두고 부처 간 엇박자를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반박에 나섰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일 뿐, 문제 삼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순히 정책 혼선에 대한 비판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확산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최근 우리 국정 운영과 관련해 이런 지적들이 꽤 나온다”며 입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이게 원칙에 관한 문제인데 투명 행정, 개방 행정 또 한편으로는 밀실 행정 이런 논란과 관련이 있다”며 이번 논란은 투명한 행정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율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처 간 이견 논란은 최근 업무보고를 비롯해 여러 공개 석상에서 각 부처가 같은 현안을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3대 메가프로젝트’을 지원하기 위한 메가특구특별법에 전문직 근로자의 주 52시간제 예외를 적용하는 내용을 둘러싼 갈등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에 대해 ‘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일하겠다는 사람의 의지를 제도가 막아서는 안 된다”며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중기부, 공정위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중기부, 공정위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 부처 간 이견에 “민주적 과정”

논란의 지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는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운영 근거가 취약해졌다고 설명했지만,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검사의 직접 수사만 금지됐을 뿐, 의견은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검경 합수본 대신 공소청·중수청·경찰 합수본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대북정책에 있어선 통일부와 외교부의 이견이 드러났다. 지난 5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한과 북한, 미국과 중국의 4자 대화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보고를 하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후 기자들을 만나 “이상주의에 근거한 희망”이라고 선을 그었다. 곧장 정 장관은 다음 날 출근길에서 “이상이 있어야 현실을 바꾼다”라며 반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주파와 동맹파 간 갈등의 재현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각 부처가 각자의 입장만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정책 혼선에 대한 우려는 역력하다. 공식적인 협의체가 아닌 서로 다른 채널을 통해 일방적 입장만 개진하고 나서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고개를 든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부처 장관들의 발언이 이를 조율할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에서 “장관들의 ‘마이크 경쟁’, ‘각자도생 국정’, ‘따로국밥 행정’​을 즉각 끝내고 무너진 국정 컨트롤타워부터 바로 세우시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내부 의견을 다 조율한 다음에 외부에 정리된 의견, 확정된 의견만 내고 관철해 가는 게 과거에 지적받았던 밀실 행정”이라며 “초기 논의 단계부터 의견들을 자유롭게 내고 거기에 대해 국민이 논쟁하고 그래서 이걸 조정해 가면서 결국 일정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가장 민주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걸 민주적 과정이라고 봐야지 부처 간 의견이 다른 게 드러난다고 해 마치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처럼 이렇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일부러 바깥에 대고 할 필요는 없지만 부처 간 입장이 다른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료들이 다투지 않으면 국민들이 싸우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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