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서민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가운데, 전국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공무국외출장 예산을 자진 반납하고 민생현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세출 절감 도미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경남 진주시의회는 이러한 전국적 흐름과 지역 사회의 촉구에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시의회를 향한 시민 사회의 비판과 책임론이 고조되고 있다.진주시민공익감시단은 10일 공식 성명을 내고, 진주시의회가 올해 예정된 공무국외출장 계획을 즉각 취소하고 관련 예산을 자진 반납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감시단은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소비 위축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소상공인, 냉방비 부담에 시달리는 취약계층의 현실을 지적하며, 지방의회가 먼저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여 시민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부산 등 전국 지방의회 '국외출장 예산 반납' 연쇄 결정
최근 전국 주요 지자체 의회들은 정당과 이념을 떠나 공무국외출장 예산을 자발적으로 반납하며 민생회복에 재원을 보태고 있다.
경남지역에서는 밀양시의회가 올해 계획했던 의원 공무국외출장을 전면 취소하고, 국외연수비와 수행직원 여비 등 총 4750만원의 예산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감액 편성해 민생 지원 재원으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고성군의회 역시 제312회 임시회를 앞두고 폭염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군민들을 위해 공무국외출장 여비 전액을 스스로 삭감하기로 뜻을 모았다.
부산지역에서도 부산시의회를 비롯해 기장군의회, 사하구의회 등이 공무국외출장 예산을 반납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에 재원을 재배치했다.
이들 의회는 공무국외출장 제도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재난에 준하는 기후 위기와 민생위기 상황에서 주민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취지로 이번 결단을 내렸다.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의회 예산 반납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방의회가 솔선수범해 예산 절감에 나서는 모습이 새로운 의정활동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진주시의회 향한 시선 냉담…성찰과 신뢰 회복의 계기 삼아야
반면 진주시의회를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시선은 냉담하다. 진주시의회는 과거 공무국외출장 추진 과정에서 선진지 벤치마킹이라는 명분과 달리 관광성·외유성 일정 논란, 특정 여행사 선정 잡음, 내실 없는 결과보고서 등으로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진주시민공익감시단은 성명에서 "조례나 제도를 일부 개선했다고 해서 한번 무너진 시민의 신뢰가 저절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며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실천적 행동만이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쌓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감시단은 진주시의회에 세 가지 핵심 요구안을 제시했다. 첫째, 올해 예정된 공무국외출장의 즉각적인 취소 및 관련 예산 자진 반납. 둘째, 반납된 예산을 폭염 피해 취약계층 지원과 지역 민생경제 회복 사업에 긴급 투입. 셋째, 실효성 없는 해외연수 제도의 전면적인 개혁과 성과 중심의 심사 기준 확립이다.
감시단 관계자는 "국외출장 예산 수천만원을 반납한다고 해서 진주시 전체 재정이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시민과 고통을 나누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는 데 커다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위기 상황 속 과감한 재정 구조조정으로 지방의회 존재 이유 증명해야"
행정학 및 지방재정 전문가들 역시 기후 위기와 경제 침체가 중첩된 시기일수록 지방의회가 관행적인 예산 집행에서 벗어나 과감한 지출 재구조화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자치 정책 전문가는 "지방의회의 공무국외출장이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면서 단체 관광이나 형식적인 방문에 그친다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며 "특히 폭염이나 재해·경기 하락 등으로 민생이 위급한 상황에서 강행되는 해외연수는 지방의회의 도덕성과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또 재정학 전문가는 "지방의회가 스스로의 예산을 절감해 집행부에 민생예산 편성을 요구하는 것은 행정부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정책적 솔선수범을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며 "진주시의회가 전국적인 예산 반납 흐름에 동참하고 해외연수 심사위원회의 민간 위촉 비율 확대, 사전 검증 및 사후 평가 결과 공개 등 엄격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만 시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폭염과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 속에서 시민과의 동행을 선언하는 지방의회가 늘어가는 가운데, 진주시의회가 기득권과 관행을 내려놓고 고통 분담의 대열에 합류할지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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