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값 올리고 포인트 줄이고”…SPC그룹, 수익성 방어 카드 통할까

마이데일리
서울 서초구 SPC삼립 본사 모습.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SPC그룹이 제품 가격 인상에 이어 통합 멤버십 ‘해피포인트’ 적립 혜택까지 축소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원가 부담 대응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지만, 혜택 축소가 브랜드 경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최근 주요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삼립은 오는 9월 1일부터 빵 제품 50여 종의 편의점 판매가를 평균 9%대 올린다. ‘정통보름달’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허쉬초코샌드’는 2200원에서 2400원으로 9.1%, ‘치즈후레쉬팡’은 2500원에서 2600원으로 4.0% 각각 인상된다.

던킨도 지난 2일부터 도넛 39종 가격을 평균 6.5% 올렸다. ‘페이머스글레이즈드’와 ‘카카오하니딥’은 1700원에서 1900원으로 인상됐다. 배스킨라빈스도 지난 3월 고환율과 원가 상승을 이유로 아메리카노 가격을 400원 올렸다.

삼립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는 현재까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 그룹 실적도 ‘경고등’…지난해 영업익 65% 급감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그룹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있다.

SPC그룹 지주회사인 상미당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조5693억원으로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06억원으로 64.8% 급감했고, 연결 순이익은 286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이 1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립도 지난해 매출 3조3705억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59.2% 줄었다.

원가 부담은 1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삼립의 수입 원재료 등이 포함된 미착품 재고는 지난해 말 363억74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말 465억6000만원으로 28% 늘었다. 베이커리 사업부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26억9500만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2억30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SPC그룹은 원가와 인건비, 환율 부담을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SPC그룹 관계자는 “수입 원가도 그렇고 인건비도 오른 데다 환율 부담도 컸다”며 “이번 가격 인상과 포인트 조정은 이를 방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 가격 이어 ‘해피포인트’ 적립률도 5%→1% 낮춰

제품 가격은 오른 반면 혜택은 줄어든다. SPC그룹은 오는 9월 1일부터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파스쿠찌 등 주요 브랜드의 해피포인트 일반 결제 적립률을 기존 5%에서 1%로 낮춘다. 해피포인트는 약 24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SPC그룹의 핵심 멤버십 플랫폼이다.

예컨대 1만원을 결제하면 기존에는 500원이 적립됐지만 앞으로는 100원만 적립된다. 적립 혜택이 80% 줄어드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전국 6000여개 가맹점에서 발생하는 거래량을 감안할 때, 적립률을 5%에서 1% 낮추는 것만으로도 연간 수십억원 이상의 마케팅 충당금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혜택 축소를 넘어 자체 결제 플랫폼을 키워 고객을 묶어두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피포인트 운영사인 섹타나인은 해피포인트 앱에 계좌를 연동한 ‘포인트결제’를 이용하면 기존과 같은 5% 적립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자체 계좌 결제 이용자가 늘면 신용카드 등 외부 결제수단에 지급하는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동시에 고객의 구매 빈도와 품목 등 데이터를 직접 확보해 쿠폰과 프로모션을 정교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포인트 결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고객 락인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플래그십 매장 ‘광화문1945점’. /SPC그룹

◇ 포인트 조정 목적은 ‘락인 효과’ …고객 이탈 변수

문제는 소비자 반발과 충성 고객 이탈 가능성이다.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 등은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생활형 브랜드다. 내수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인상과 혜택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자체 결제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이번 포인트 개편도 사실상 멤버십 혜택 축소로 받아들여 질 수 밖에 없다.

실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적립률이 5%에서 1%면 너무 큰 폭으로 줄어든 것 아니냐” “적립 메리트가 컸는데 아쉽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가와 환율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은 있지만,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적립 혜택까지 줄이면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이중으로 커진다”며 “내수 소비 침체가 지속되는 지금은 프로모션 등을 통해 이용률을 높이는 전략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빵값 올리고 포인트 줄이고”…SPC그룹, 수익성 방어 카드 통할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