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이 ‘호남 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주 제주와 인천, 강원, TK(대구·경북)에서 지역 순회 경선이 실시되지만, 송영길·정청래·김민석 후보(기호순)는 일제히 호남에서 선거 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이는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30%가 호남에 몰려있는 만큼, 호남이 최대 승부처로 꼽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호남 승리와 수도권 승리가 연동돼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 송·정·김, 이미 ‘호남 총력전’… 왜?
지난주 충청권(충남·충북·대전·세종)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시작된 지역 순회 경선은 정 후보와 김 후보의 양강 구도가 두드러졌다. 두 후보의 격차가 0.99%포인트(정 후보 45.51%·김 후보 44.52%)의 초박빙 양상을 보이면서다.
이번 주는 8일에 제주와 인천에서, 9일에 강원과 TK에서 순회 경선이 실시된다. 하지만 당권 주자들의 시선은 이미 내주 실시되는 호남 순회 경선에 쏠린 상황이다.
세 후보들의 이번 주 공개 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 호남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송 후보의 경우 당 대표 후보 2차 TV 토론(KBS 주관)이 열린 5일을 제외하고 모두 호남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김 후보는 TV 토론회 당일까지 호남 일정을 소화하면서, 호남 표심 잡기에 집중했다. 정 후보도 3·5일을 제외하고 호남에서 일정을 진행했다. 대신 3일엔 페이스북을 통해 “부울경, 충청 노사모들에게 부탁한다. 호남 지인들에게 전화해 달라. 부탁한다”고 했고, 5일엔 경기 지역 호남향우회와 정책간담회를 진행했다. 특히 세 후보는 7일에 일제히 호남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이는 호남이 권리당원 약 30%가 몰려있어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호남 순회 경선은 내주 주말(15일) 실시되지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는 오는 11~14일 진행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호남과 수도권 승리가 연동돼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역대 경선)을 보면 호남에서 이긴 후보가 수도권에서도 이겼다”며 “여태까지는 호남하고 서울 (등) 수도권이 연동돼 왔다”고 짚었다. 경기·서울 지역 순회 경선은 호남 순회 경선 다음 날인 16일에 실시된다. 수도권 또한 권리당원의 약 30% 이상이 몰려있다.
김 후보는 자신이 호남에서 승리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는 6일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호남에서) 한 표 이상 분명히 이길 것이고, 수도권에선 그 여세로 쭉 갈 것”이라며 “최종 결과는 선호투표가 아닌, 50%가 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99.99%”라고 말했다.
호남 순회 경선에서 정 후보로부터 승리해 사실상의 승부를 짓고, 그 여세를 몰아 서울·경기 순회 경선에서 최소한 비기는 것이 김 후보의 시나리오다.
반면 정 후보는 5일 김어준 씨 방송에서 “실제로 유권자가 제일 많은 곳은 수도권”이라며 “(여론조사에서) 수도권은 제가 앞서고 있다”고 했다. 현재 여론조사 측면에서 호남은 김 후보가 앞서고, 정 후보 자신은 수도권에서 앞선 것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최종 승리를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 공세 수위 높인 정청래… 선명성 부각 나선 김민석·송영길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정 후보의 김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가 높이진 모습이다. 전당대회 초반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근엔 선제적인 비판에 나서고 있다.
정 후보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를 향한 융단폭격에 나섰다. 그는 “신천지 해당행위 사과하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과하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겁박 사과하라”며 김 후보를 공격했고, 또 다른 글에선 “신천지 의혹 제기에 대해 (김 후보가) ‘불났다고 신고하면 방화범이냐’는 식으로 항변하는데 근거를 못 대면 허위신고가 된다”며 “사람들 놀라고 대피하고 소방관들 헛출동하고. 허위신고는 방화범 못지않은 나쁜 사람이다. 나쁜 사람 뽑지 말자”고 적었다.
당 대표 후보 2차 TV 토론에선 “두 후보는 탈당한 적도 있다. 그러나 당 대표가 되려면 적어도 민주당의 정체성·정통성에서 탈당한 이력은 없어야 한다”며 김 후보와 송 후보의 과거 탈당 이력을 저격했다. 이에 송 후보는 “철저히 네거티브를 하면서 네거티브를 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뻔하게 하는 사람” 등의 발언을 하며 반격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정 후보의 공세가 강해진 것을 두고 지난주 순회 경선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신 교수는 “정 후보 입장에선 (고향인) 충청도나 이런 데서 과반을 득표해 기선을 잡겠다는 게 전략이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거기에서 과반을 넘기지 못했다”고 했다. 예상보다 득표율이 나오지 않자, 공세 수위를 높였다는 취지다. 김 후보도 순회 경선이 시작되기 전, 충청과 부울경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전망한 바 있다.
정 후보가 공세 수위를 높였다면, 김 후보와 송 후보는 개혁에 대한 선명성 부각에 나선 상황이다. 송 후보는 5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추진 이유로 조 대법원장이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 4명을 추천받고도 임명 제청을 하지 않은 점과 2024년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침묵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 같은 송 후보의 탄핵 추진 입장에 김 후보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김 후보는 검찰개혁을 넘어 사법개혁과 경찰개혁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가 ‘강력한 개혁 당 대표’를 내걸며 개혁 선명성을 부각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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