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법원이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에 대해 가압류 결정을 내리면서 한미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셈법이 다시 복잡해졌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이 우호지분을 포함해 약 41%를 확보했다는 기존 분석과 달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측은 실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이 약 34.4%에 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달 29일 신 회장이 임 부회장을 상대로 낸 100억원 규모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신 회장은 임 부회장이 이른바 ‘4자 협약’에 따른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해 위약벌 채권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4자 협약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로 구성된 4자 연합이 각자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한 계약이다.
신 회장 측에 따르면 임 부회장은 협약 체결 당시 보유 지분으로 밝힌 9.15% 가운데 2.7%를 에쿼티퍼스트와 환매조건부 거래 방식으로 넘겼다. 이후 해당 주식이 시장에서 매각되면서 임 부회장은 2025년과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지분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법원은 4자 협약이 각 당사자가 보유한 지분 전체의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체결됐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가압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가압류는 본안 판결 전 채권자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해 재산을 임시로 묶는 절차다. 이번 결정만으로 임 부회장의 협약 위반 책임이나 위약벌 지급 의무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결정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 등 모녀 측 우호지분을 약 40.86%로 계산해왔다. 신 회장이 최근 추가 지분 매입 계약을 마치면 한양정밀 보유분을 포함한 신 회장 측 지분은 35.10%로 늘어나지만, 모녀 측이 여전히 우위를 유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신 회장 측은 에쿼티퍼스트가 임 부회장에게서 매수한 2.7%를 비롯해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와 송 회장에게서 매수한 지분 등 총 6.6%가 대부분 시장에서 매각됐다고 주장한다.
이를 기존 우호지분 계산에서 제외하면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측이 실질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약 34.4%로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의 추가 지분 취득이 완료될 경우 신 회장 측 35.10%와 모녀 측 34.4%가 맞서는 초박빙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임종훈 대표가 나우아이비 22호 펀드에 매각하기로 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2.5%의 성격도 변수다. 임 대표는 보유 지분 5.09% 가운데 2.5%를 약 821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으며, 거래가 끝나면 지분율은 2.59%로 낮아진다.
임 대표가 지분 매각 과정에서 송 회장·임 부회장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나우아이비 지분까지 모녀 측 우호지분으로 보는 분석이 나왔지만, 신 회장 측은 공동보유 관계가 공시되지 않은 만큼 이를 우호지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 지분 격차가 1%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질 경우 오너가 사촌 측이 보유한 약 2.7%와 공익재단 지분 등의 향배가 향후 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신 회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번 건으로 4자 연합에 본질적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 확립과 준법경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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