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가 6년 만에 완전변경한 8세대 '디 올 뉴 아반떼(The all new AVANTE, 이하 아반떼)'의 계약을 시작했다. 커진 차체와 새로운 파워트레인, 첨단 안전·편의사양이 신형의 주요 변화로 꼽히지만, 더 주목할 부분은 가격과 트림 구성이다.
신형 아반떼 가솔린 2.0 모델 가격은 △모던 2398만원 △프리미엄 2771만원 △인스퍼레이션 3152만원이다. 1.6 하이브리드(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는 △모던 3042만원 △프리미엄 3361만원 △인스퍼레이션 3699만원으로 책정됐다.
가솔린 기본형은 2400만원에 가까워졌고 최상위 트림은 3000만원을 넘어섰다. 하이브리드까지 포함하면 가격 범위는 2398만~3699만원에 이른다. 준중형 세단 한 차종 안에 생애 첫 차 수요부터 고사양 모델을 원하는 고객까지 담아낸 구성이다.
이번 가격표의 핵심은 최저가격 인상보다 트림 체계 변화에 있다. 현대차는 기존 아반떼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담당하던 스마트 트림을 없애고 모던을 기본 트림으로 배치했다. 가격 접근성을 위해 사양을 덜어낸 모델 대신 고객 선호도가 높은 안전·편의사양을 갖춘 모델부터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2026년형 아반떼 가솔린 1.6 스마트의 시작가격은 2034만원이었다. 신형 모던은 이보다 364만원 높다. 다만 기존 모던 가격은 2355만원으로, 같은 이름의 트림끼리 비교하면 인상 폭은 43만원이다. 신형 아반떼의 진입가격이 364만원 높아진 배경에는 기존 스마트를 삭제하고 모던을 출발점으로 삼은 트림 개편이 자리한다. 저가형을 없애면서 모델 전체의 상품성과 가격대를 한 단계 위로 끌어올렸다.
◆선택품목 부담 낮춘 모던…달라진 구매 구조
신형 모던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 2,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워크 어웨이 락 등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에어백은 기존 8개에서 10개로 늘었고,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와 진동 경고 스티어링 휠도 포함됐다. 주요 제어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플레오스 커넥트 역시 기본사양으로 들어간다.
기존에는 낮은 트림을 선택한 뒤 내비게이션과 주행 보조 기능 등을 추가해야 했다면 신형은 기본형부터 일정 수준의 안전·디지털 사양을 확보하도록 했다. 시작가격을 낮게 제시하는 대신 옵션을 붙여 실제 구매가격이 올라가는 방식과 거리를 둔 셈이다.
파워트레인도 가솔린 1.6에서 2.0으로 바뀌었다. 최고출력은 149마력, 최대토크는 18.3㎏f·m이며 복합연비는 최고 14.3㎞/ℓ다. 전장 4765㎜, 전폭 1855㎜, 휠베이스 2750㎜로 차체가 커진 만큼 성능과 주행 여유도 함께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차체 주요 부위의 충돌 하중 분산 구조를 보강하고 초고장력 강판 비율도 58.7%까지 높였다. 서스펜션과 흡차음 구조를 손봐 승차감과 정숙성도 강화했다.
다만 가격에 민감한 고객에게는 선택지가 줄었다. 필요한 사양만 추가해 구매비용을 낮출 수 있었던 스마트 트림이 사라지면서 최소 2398만원부터 시작해야 한다. 취득세와 선택품목까지 더하면 실구매가격은 250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아반떼는 오랫동안 생애 첫 차와 출퇴근용 차량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신형에서도 해당 역할은 유지하지만, 경쟁력의 기준은 낮은 최저가격에서 기본사양을 포함한 상품 가치로 옮겨갔다.
◆큰 차의 기본형이냐, 작은 차의 고사양이냐
상위 트림에서는 아반떼의 달라진 위치가 더욱 선명하다. 가솔린 프리미엄은 2771만원, 인스퍼레이션은 3152만원이다. 기존 아반떼 가솔린 인스퍼레이션 가격이 2717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신형 프리미엄이 기존 최상위 트림의 가격대를 이어받았다.
인스퍼레이션은 그보다 381만원 높다. 기존 가격 상단 위에 3000만원대 고사양 모델을 새로 만든 구조다. 현대차는 기존 모던과의 가격 차이를 최소화하는 대신, 상위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사양과 가격 범위를 크게 넓혔다.

이 가격대부터는 중형 세단과 비교가 불가피하다. K5 2.0 가솔린은 2700만원대부터, 쏘나타 2.0 가솔린도 28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아반떼 프리미엄은 중형 세단 기본형과 비슷한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고, 인스퍼레이션은 일부 중형 세단 중간 트림과 가격이 맞물린다.
소비자의 선택 기준도 달라진다. 더 큰 차체와 뒷좌석 공간을 원하면 K5나 쏘나타가 유리하고, 도심 주행과 주차 편의, 연료 효율, 최신 안전·디지털 사양을 중시하면 아반떼 상위 트림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아반떼가 중형 세단보다 비싸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각 트림의 기본 사양이 다르고 중형차에 같은 수준의 안전·편의사양을 추가하면 실제 구매가격 차이가 다시 벌어질 수 있어서다.
중요한 변화는 준중형 상위 트림과 중형 하위 트림이 같은 예산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차급과 가격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올라갔지만, 이제는 큰 차의 기본형과 작은 차의 고사양 모델이 직접 경쟁한다.
아반떼에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와 기억 후진 보조, 서라운드 뷰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디지털 키 2 등 상위 사양이 마련됐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과 빌트인 캠 2 플러스, 1열 이중접합 차음 유리, 와이드 선루프 등 다양한 편의사양도 적용됐다.

현대차는 차체 크기보다 첨단 기능과 사용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이 준중형 세단에도 3000만원 이상을 지불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형차의 크기를 선택할지, 아반떼의 고사양을 택할지를 두고 소비자 선택이 갈릴 전망이다.
◆세제혜택·공식 연비에 달린 하이브리드 경쟁력
하이브리드는 가격 범위가 더 높다. 모던 3042만원, 프리미엄 3361만원, 인스퍼레이션 3699만원으로 모든 트림이 3000만원대다. 현재 공개된 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전으로,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이후 실제 구매가격이 낮아질 예정이다.
신형 하이브리드는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 157마력과 최대토크 27.0㎏f·m를 발휘한다. 구동모터 출력 개선과 기어비 조정을 통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의 가속성능은 약 6%, 시속 80㎞에서 120㎞까지의 추월 가속 성능은 약 17% 향상됐다.
현대차는 17인치 휠 기준 기존 모델보다 연비를 약 10%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 공식 연비는 정부 인증이 끝난 뒤 공개된다.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은 세제혜택 적용가격과 최종 연비에 달렸다. 가솔린 모델과의 가격 차이를 연료비 절감으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상위 트림에서는 중형 하이브리드까지 비교 대상에 들어올 수 있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차체와 공간을 우선하는 고객은 중형차로 이동할 수 있고, 높은 연비와 최신 사양을 원하는 고객은 아반떼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첫 차부터 고사양 수요까지 넓어진 역할
신형 아반떼의 가격 전략은 뚜렷하다. 저가 트림을 없애고 기본 상품성을 높였으며, 상위 트림은 중형 세단과 맞닿는 수준까지 가격대를 확장했다.
모던은 생애 첫 차와 실용 수요를 맡고, 프리미엄은 가격과 선호사양의 균형을 중시하는 고객을 겨냥한다. 인스퍼레이션과 하이브리드는 차급보다 최신 기술과 효율을 우선하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SUV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세단은 낮은 가격만으로 수요를 붙잡기 어렵다. 아반떼도 접근성을 강조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간과 안전, 디지털 경험을 강화하며 선택 이유를 넓혔다.
높아진 가격을 납득시키는 일은 남았다. 기본형에서는 2400만원에 가까워진 진입가격이 부담이고, 상위 트림에서는 같은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는 중형 세단과 경쟁해야 한다.
8세대 아반떼는 차체와 상품성뿐 아니라 가격표에서도 준중형의 영역을 다시 그렸다. 현대차는 3분기 중 가솔린 2.0 모델의 고객 인도를 시작하고, 하이브리드는 세제혜택 적용가격을 공개한 뒤 출고할 예정이다. 신형 아반떼가 강화된 기본사양으로 가격 부담을 상쇄하고, 3000만원대 상위 트림까지 수요를 넓힐 수 있을지가 초기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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