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야권이 해당 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를 일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많은 논란과 이견이 있다”면서도 “거부권 행사라고 하는 게 의견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상대의 권한 행사 자체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 ‘헌정질서에 위반된다’고 해야 상대의 권능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계의 의견”이라며 “지금 상태로서는 입법권을 부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참 어렵다”라고 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해당 법안이 형사사법 체계를 무너뜨리고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을 약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법안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를 예고하고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국민들이 이제 이재명 정권을 거부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같은 수사·기소 분리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수십 년 동안 검찰은 수사부터 기소, 영장청구 등 형사 사법체계 전반에 걸쳐 매우 과대하고 집중된 권한을 행사해 왔다”며 “검찰 내에 일부 집단은 기소를 위해 수사할 수 있다는 권한을 무소불위로 악용하며 있는 사건을 덮거나 누군가를 정해놓고 처벌하기 위해 별건 수사, 먼지 털이 표적 수사를 관행처럼 되풀이해 왔다”고 지적하면서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해당 법안에 대한 후속 조치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관련 법령의 정비, 제도 정비 등의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특히 새로운 수사시스템 정착 과정에서 국민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수사 공정성 그리고 수사 역량 제고에 작은 빈틈도 없어야 한다”고 했다. 경찰에 대해선 내부 비리 근절과 피해자 실질적 보호, 민주적 통제 강화 등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은 가죽을 벗긴다는 의미”라며 “한 번의 제도 변경으로 쉽게 종결되는 그런 개혁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원래 취지대로 변경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철저히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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