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번엔 ‘젤꾸’에 빠진 MZ, 동대문시장도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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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인기를 얻었던 젤리슈즈가 여러 가지 파츠를 붙여 아이템을 꾸미는 트렌드와 결합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 사진=김지영 기자
2000년대 초반 인기를 얻었던 젤리슈즈가 여러 가지 파츠를 붙여 아이템을 꾸미는 트렌드와 결합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 사진=김지영 기자

시사위크|동대문=김지영 기자  “10대부터 20대, 30대까지 젤리슈즈 사러 오는 사람이 많죠. (시장에) 유행하기 이전보다 많이 와요.” 손님들로 북적이는 동대문신발도매상가, 이곳에서 신발 매장을 운영하는 A씨의 말이다.

2000년대 초반 인기를 얻었던 젤리슈즈가 MZ세대들에게 다시 사랑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시기의 Y2K 패션이 유행하면서다. 젤리슈즈의 인기는 2024년부터 매년 여름 반복되고 있는데, 올해 여름에는 여러 가지 파츠를 붙여 아이템을 꾸미는 트렌드와 결합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 젤꾸하러 동대문시장 찾는 MZ

31일 오후 2시 동대문신발도매상가 골목, 한 신발 매장에서 20대 여성 두 명이 젤리슈즈를 직접 신어보며 꼼꼼히 고르고 있었다. 이들을 비롯해 이날 동대문시장을 방문한 20·30대 여성들은 인스타그램, X(구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에서 ‘젤꾸’(젤리슈즈 꾸미기) 영상을 보고 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대부분의 매장들이 젤리슈즈를 방문객들의 눈에 잘 띄는 매장 바깥 매대에 진열하고 있었다. / 사진=김지영 기자
이날 대부분의 매장들이 젤리슈즈를 방문객들의 눈에 잘 띄는 매장 바깥 매대에 진열하고 있었다. / 사진=김지영 기자

젤리슈즈는 폴리염화비닐(PVC) 소재로 이뤄져있으며 그물같은 디자인에, 굽이 거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날 대부분의 매장들이 젤리슈즈를 방문객들의 눈에 잘 띄는 매장 바깥 매대에 진열하고 있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B씨(30, 여성)는 “젤리슈즈를 사기 위해 처음으로 시장을 방문했다”며 “릴스(인스타그램 숏폼 영상 컨텐츠)에서 많이 노출돼서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다른 매장에서 젤리슈즈를 구입한 C씨(26, 여성) 역시 “젤리슈즈가 유행한다는 릴스 동영상을 보고 엄마와 함께 왔다”며 “이제 부자재상가에 가서 파츠를 구입해 신발을 꾸밀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3시 동대문종합시장 5층에 위치한 악세사리 부자재상가는 평일 오후임에도 사람이 붐볐다. 매대에는 비즈를 엮어 만든 꽃모양의 액세서리부터 하늘하늘한 리본까지 다양한 부자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반면, 의류부자재·원단·커튼 등을 취급하는 다른 층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동대문종합시장 B동에 위치한 한 매장은 파츠 등 부자재와 젤리슈즈를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33세 여성 B씨는 “(젤꾸 유행이) 지금도 살짝 늦은 감이 있다 생각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며 “앞서 볼꾸(볼펜꾸미기), 거꾸(거울꾸미기)가 유행해서 사람들이 시장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꾸미기, 아날로그 감성과 자기표현 충족

젤리슈즈 꾸미기는 지난해 말 시작된 거울, 볼펜, 키캡(키보드 모양 완구) 꾸미기 유행의 연장선에 있다. 이날 볼펜을 꾸미기 위해 파츠를 고르고 있던 이승연(27) 씨는 “내 취향대로 꾸밀 수 있어서 그냥 사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것 같다”며 “다시 올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MZ들이 꾸미기에 빠진 이유로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이 낳은 피로감이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김지영 기자
MZ들이 꾸미기에 빠진 이유로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이 낳은 피로감이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김지영 기자

MZ들이 꾸미기에 빠진 이유로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이 낳은 피로감이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9.9%가 ‘디지털 기기 사용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아날로그 활동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중 20대와 30대는 오프라인 서점 방문 및 책 구매, 레코드샵 방문, 필름 카메라, 뜨개질 등의 수공예와 같은 다양한 아날로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뜨개질이나 도자기 등 수공예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20대와 30대에서 각각 24.0%, 20.4%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31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를 ‘ME이즘’의 예시라며 SNS를 통한 자기표현에 익숙하다는 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E이즘이란 사회적 규범보다 개인의 선택과 감정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생활 양식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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