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알뜰폰 업계, 풀MVNO 기회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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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조윤찬 기자  국내에서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 서비스를 위해 자체 설비를 갖추는 일은 없었다. 기존 알뜰폰 업계는 설비투자를 일절 하지 않고 통신 서비스를 재판매만 하며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바로 알뜰폰 사업의 매력이라는 인식도 팽배했다.

하지만 해외는 다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일본은 24.2%(지난 1월 기준), 스페인은 53.7%(2025년 9월)의 비중으로 풀MVNO가 알뜰폰 시장을 차지했다. 풀MVNO는 가입자 데이터를 처리하며 요금제를 직접 설계하고, 독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체 설비 보유 사업자다. 통신시장에 진입한 알뜰폰사가 추가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면 풀MVNO가 된다.

국내는 59개 알뜰폰 사업자가 있는 상태다. 혁신과 투자는 없고 획일적인 재판매가 이뤄진 결과 10만명 이하 가입자를 보유한 곳이 35개사다. 1만명 이하 가입자 보유는 12개사다. 알뜰폰 업계는 그동안 설비투자가 없음에도 영업손실을 겪어 정부에 도매대가 인하와 전파사용료 감면 등을 요청했다.

이러한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31일 ‘이동통신 시장 새로운 경쟁과 혁신 촉진 방안’을 발표하며 내년까지 자체 설비를 갖춘 3개 이상의 부분·풀MVNO 사업자가 등장하도록 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전파사용료 90% 감면, 수익배분(RS) 도매대가 인하 등의 지원책 기반 위에 풀MVNO 제도를 마련하며 투자를 유도한 방안이다.

도매제공의무사업자는 기존 SKT에서 KT와 LG유플러스로도 확대한다. 알뜰폰사가 풀MVNO로 전환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원활하게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풀MVNO는 자체 설비를 운영하기에 기존 도매대가에 포함됐던 통신사의 요금제 설계 및 운영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투자 의향을 보여 3개 이상의 자체 설비를 갖춘 사업자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스테이지파이브가 선두로 풀MVNO, 스마텔과 큰사람커넥트는 요금제 설계를 하는 수준의 부분MVNO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알뜰폰 업계는 풀MVNO가 되기 위해선 700~1,000억원이 소요된다고 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설비 운영이 클라우드를 통한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변화되며 투자비를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부분MVNO는 요금청구, 과금 처리, 가입자 인증 설비를 어디까지 갖추느냐에 따라 투자비가 달라진다. 풀MVNO는 서비스형 설비와 트래픽 관리 설비까지 보유한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풀MVNO 토대가 마련됐다며 서비스 혁신과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 정부에 이어 계속된 투자 유도책이 나온 것으로 이제는 투자해야 할 때다.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향후 지원책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알뜰폰 업계는 정부가 해주던 도매대가 협상이 사후규제로 전환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부 지원만 바라보는 사업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 법이 개정됐다. 알뜰폰 업계는 현재 공개된 도매대가 인하 정책, 전파사용료 감면 등에 안주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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