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연준 ‘매’서운 5연속 동결…금융당국 “금리 경로 불확실성 지속”

마이데일리
연준이 금리를 5회 연속 동결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부에서는 3명의 위원이 인상을 주장하면서 금리 경로는 불확실성을 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연준의 금리 동결 직후 시장 영향 점검에 나섰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금융당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직후 시장 영향 점검에 나섰다. 연준이 금리를 5회 연속 묶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부에서는 3명의 위원이 인상을 주장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금융시장의 반응이다. 연준 내부에서 인상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시장에서는 오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오히려 낮춰 반영했다. 달러와 미국 단기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국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이틀 연속 폭락했던 코스피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3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관계기관 합동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FOMC 결과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과 중동전쟁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황선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부원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기업 설비투자도 강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미국과 유럽의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중동 정세 불안까지 이어지면서 향후 정책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주요국 통화정책과 국제유가, 글로벌 자금 흐름 등을 주시하면서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 동결했는데 더 ‘매’서워졌다…3명은 인상표

금융당국이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을 강조한 배경에는 이번 FOMC에서 확인된 연준 내부의 변화가 있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올해 1월과 3월, 4월, 6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취임 이후로는 두 번째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한 것은 금리 자체보다 표결 결과였다. FOMC 위원 12명 가운데 9명이 동결에 찬성한 반면 베스 해맥과 닐 카슈카리, 로리 로건 등 3명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 6월에는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다. 한 달 사이 금리는 그대로였지만 FOMC 내부에서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배경에는 다시 높아진 물가 경계감이 자리한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에너지발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 역시 인플레이션이 목표인 2%를 여전히 웃돌고 있으며 에너지 등 일부 부문의 공급 충격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오직 단 하나의 목표만이 존재하며 그것은 2%”라고 강조했다. 연준이 사실상 2%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을 용인할 수 있다는 일각의 인식에도 “완화된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최주연 기자

이번 동결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00%p를 유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했다.

◇ 연준은 ‘매파’ 신호인데 달러는 하락…원화·코스피 반등

다만 금융시장은 연준 내부에서 인상론이 확대됐다는 사실만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한국무역보험공사 환위험관리 지원센터에 따르면 FOMC 이후 달러인덱스는 0.59% 하락한 100.81을 기록했고,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2.7bp(1bp=0.01%포인트) 내렸다.

연준이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했지만 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이 반영하던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10년물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시장이 당장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춰 반영하면서도 장기 물가와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 약세는 국내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19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30원 내린 1441.70원을 나타냈다. 장중 1436.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한국무역보험공사는 “FOMC 이후 글로벌 달러 약세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고 국내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급락했던 국내 증시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오전 10시2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2% 오른 5703.85를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5781.42까지 오르며 2% 넘게 반등했지만 한때 5547.41까지 밀리는 등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487억원, 694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쳤다. 반면 개인은 1조137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이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재정경제부

결국 이번 FOMC는 기준금리만 보면 ‘5연속 동결’이지만 시장에 던진 신호는 한 방향이 아니었다. 연준 내부에서는 3명의 위원이 인상을 주장하며 물가 경계감을 드러낸 반면 금융시장은 9월 인상 기대를 낮추며 달러와 미국 단기금리를 끌어내렸다.

이처럼 연준 내부의 매파적 신호와 금융시장의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내 금융당국도 ‘정책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와 미국 물가가 다시 상승할 경우 연준의 인상론이 힘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금리와 자금 흐름이 원/달러 환율과 국내 증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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