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책임을 인정하며 기본예탁금 추가 인상과 레버리지 배율 축소, 전문투자자 중심의 거래 제한 등 고강도 규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최근 증시 급락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에 대해 “금융시장의 최종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보완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필요하다면 과감한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레버리지 상품은 리밸런싱 과정 등을 거치면서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증시 급락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만의 책임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시장 변동성 확대는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가능성, 중국의 추격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한다. 주식과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 위원장은 “현금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적용하면 시장 참여자의 일 거래 규모가 60%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필요하다면 예탁금을 추가로 올리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전문투자자로 거래 대상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이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투자 자격을 전문투자자로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배율 축소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레버리지 배율을 낮추는 것은 변동성 완화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기존 투자자 보호와 수익자 총회 등 법 개정 과정에서 함께 검토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과 유동성공급자(LP), 자산운용사의 거래 방식도 손질한다. 리밸런싱 주문이 장 마감 직전에 집중되면서 현물·선물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이 위원장은 “개인의 투자 문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기관과 LP, 운용사의 리밸런싱이 장 종료 시점에 몰리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주문 분산 방안을 업계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출시 과정과 금융당국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 원장이 앞서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반성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부작용을 알면서 방치했다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원장은 “단일종목 상품은 위험 분산 효과가 없는 만큼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한 말”이라며 “다른 취지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