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노동조합이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맞서 공동전선을 구축한다. 다음 달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정부의 이전 추진 상황에 따라 쟁의행위와 총파업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수은·기은 노조는 다음 달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공동 집회를 개최한다.
집회는 이날 오후 7시 산은 본점 인근에서 열릴 예정이다. 각 은행 본점 직원을 중심으로 약 1500명에서 최대 2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노조 측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공동 대응은 오는 9월께 발표가 예상되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기본계획’을 앞두고 이뤄졌다. 금융권에서는 산은을 비롯한 국책은행의 이전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으며 부산과 대구 등이 후보 지역으로 언급되고 있다.
◇ 3대 국책은행 한목소리…“정책금융 경쟁력 훼손”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국책은행의 물리적 분산에 따른 정책금융 기능 약화다.
산은과 수은, 기은은 각각 산업금융과 수출금융, 중소기업금융을 담당하고 있다. 노조 측은 주요 정책금융기관이 서울 금융시장과 떨어지거나 지역별로 분산될 경우 기관 간 협업은 물론 민간 금융회사와의 업무 연계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인력 이탈 가능성도 쟁점이다. 금융 전문인력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경력직과 젊은 직원 등을 중심으로 이탈이 발생하면서 조직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은에서는 부산 이전 논의가 본격화됐던 윤석열 정부 당시 직원 이탈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노조는 이 같은 상황이 다른 국책은행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집회가 정규 업무시간 이후인 오후 7시에 열리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고객 불편과 영업점 업무 차질을 최소화하면서 지방 이전 반대 의사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 9월 이전계획 분수령…쟁의행위 가능성도
관건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이다. 국책은행이 실제 이전 대상에 포함되거나 관련 논의가 구체화하면 노조의 대응 수위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공동 집회를 통한 반대 의사 표명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합법적인 쟁의행위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당분간 정부와 사측의 움직임을 지켜볼 계획”이라면서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합법적인 쟁의행위는 물론 필요하다면 총파업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 지방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새로운 문제는 아니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도 산은 부산 이전을 국정과제로 추진했지만 노조 반발과 법 개정 문제 등이 맞물리며 완료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논란의 범위가 산은 한 곳을 넘어 수은과 기은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양상이 다르다. 3대 국책은행 노조가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오는 9월 정부의 이전 계획 발표를 전후로 국책은행 지방 이전 문제가 금융권의 주요 노사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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