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선원 없는 바다는 대한민국 바다 아니다"…선원 고용안정 정책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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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적 선원의 감소와 고령화, 청년 해기사의 취업 기반 약화에 대응하고 외국인 선원 관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노동계, 해운·수산업계, 교육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프라임경제가 주관하는 '한국인선원일자리 양성 및 고용안정 정책토론회'가 28일 오후 1시30분 부산 남구 아바니 센트럴 부산 3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토론회는 한국인 선원의 일자리와 해기 전승 기반을 유지하는 한편, 국내 해운·수산업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은 외국인 선원을 안정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 (사)전국해운노조협의회, 전국선박관리선원노조, 전국원양선원노조, SK해운연합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교육계에서는 국립한국해양대학교와 국립목포해양대학교,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와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와 법률 전문가도 함께해 선원 복지와 법·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2023년 데드크로스 발생…"제도 붕괴가 고용 붕괴 불러"

주제 발표는 박상익 선원노련 정책본부장이 맡았다. 박 본부장은 '한국인 선원의 미래 일자리와 고용안정 기반 구축을 위한 정책 제언'을 주제로 국적·외국인 선원의 고용구조 변화와 외국인 선원 관리제도의 현황·개선 과제를 발표했다.

발제문에 따르면 2025년 전체 취업 선원 6만543명 가운데 외국인 선원 비중은 54.8%에 달한다. 특히 국적 선원은 2001년 4만9130명에서 2025년 2만7372명으로 44.3% 감소한 반면, 외국인 선원은 같은 기간 6980명에서 3만3171명으로 약 4.7배 증가했다. 2023년을 기점으로 외국인 선원 수가 국적 선원 수를 추월하는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박 본부장은 이 같은 역전 현상이 2023년 11월 노사합의로 외국인 선원 규제 방식이 '외국인 상한'에서 '한국인 하한'으로 전환된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의 붕괴가 고용의 붕괴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출입 물류의 99.7%를 운송하는 주역은 선원"이라며 "자국 선원이 없는 바다는 대한민국의 바다가 아니다. 해양 주권을 실행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선원"이라고 강조했다.

청년 해기사의 진입 기반 약화도 확인됐다. 2025년 12월 기준 한국인 해기사 취업자 중 선장과 기관장은 각각 5816명, 4796명인 반면 초임 직급인 3항사·3기사는 924명, 803명에 그쳤다. 

발제문은 이 같은 '항아리형' 인력구조가 지속될 경우 10~20년 안에 선장·기관장 공급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적 부원 선원은 전체 2만7372명 중 7665명에 불과하며, 외항상선과 원양어선의 국적 부원은 각각 812명, 103명으로 사실상 고사 위기다.

◆"취업률 반토막"…교육 현장 위기감 고스란히

토론에서는 교육 현장의 위기감도 그대로 드러났다. 박성호 한국해양대 교수는 "작년 연말 선사들이 발표한 채용 인원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면서 80~90%였던 초기 취업률이 50%까지 떨어졌다"며 "취업한 학생조차 첫 승선까지 5~6개월을 기다리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해기사도 임금·복지·인권에서 한국인과 동등하게 대우해야 저가 고용 유인이 사라지고 결과적으로 한국인 일자리가 보호된다"고 제안했다.

김득봉 목포해양대 교수는 "2015년 선주단체 요청으로 국가가 승인해 늘린 정원을 이제 와서 대학이 임의로 줄일 수도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 해기사가 3만9000명 부족하고 2030년에는 11만명이 부족해진다. 앞으로는 외국인 선원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시대가 온다"고 경고했다. 이어 "일본은 내항선의 외국인 고용을 법으로 금지해 외항 해기사 6000~7000명 수준을 수십 년째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인 선원 유지의 법제화를 촉구했다.

김선태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육기획실장은 "수요 맞춤형으로 운영하는 오션폴리텍조차 외항 과정 정원을 40% 줄였지만, 쿼터제가 살아 있는 내항 과정은 오히려 30% 증원했다"며 "이제는 양성이 아니라 고용 제도가 바뀌어야 양성이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박태용 목포해양대 교수는 "승선근무예비역 배정 인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2~3년 이어지면 국방부가 제도 폐지나 축소에 나설 것"이라며 안보 차원의 대응 논리 개발을 주문했다.

◆2027년 '노조 의견청취' 폐지 앞두고 공방…"폐지 아닌 개선"

두 번째 토론에서는 외국인 선원 관리·운용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현행 외국인선원 관리체계는 선원법과 해양수산부 행정지침, 업종별 노사합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2027년 1월1일부터 외국인 선원 고용 신고 과정의 노동조합 의견 청취 절차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견제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찬호 전국원양선원노조 본부장은 "국민권익위원회 권고는 '노조 확인 절차 개선'이 아니라 사실상 절차에서 노조를 패싱하겠다는 것"이라며 "연맹 산하 60여개 노조가 외국인 선원 3만3000명의 승·하선 동향과 임금 체불, 보험 가입 여부를 전담 확인해 온 검증된 시스템을 선사의 '셀프 확인서'로 대체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유동승 법무법인 청지 변호사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인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의견 청취 조항은 존치돼야 한다"면서도 "의견 청취 기간을 제한하고 복지기금에 외부 회계감사를 도입하는 등 노조 스스로 선제적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엽 SK해운연합노조 본부장도 "부작용이 있다면 없앨 게 아니라 더 잘 활용하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그에 앞서 한국인 선원 고용을 위한 선주의 적극적인 채용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장순길 해양수산부 선원정책과 사무관은 "한국인 선원 일자리 문제를 노조 의견서 하나로 환원할 수는 없으며 청년 실업, 출생률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며 "복지기금은 외부 회계감사 등으로 투명성이 확보돼야 불신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어느 편을 들지는 않는다"며 "산적한 문제들을 선원정책과에 건의해 주면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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