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보다 1000원 방어”…동전주 퇴출에 제약바이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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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상장사가 주가 '1000원'을 사수하기 위한 생존전에 돌입했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조아제약, CMG제약, 샤페론, 에이비온, 노을, 피플바이오, 휴마시스 등은 최근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결정했거나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CMG제약은 보통주 10주를 1주로 합치는 10대 1 병합을 추진한다. 조아제약과 샤페론, 에이비온, 노을, 휴마시스는 5대 1, 피플바이오는 2대 1 방식을 택했다.

이달 1일부터 상장폐지 제도가 개편된 것이 이들 기업이 주식병합을 서두르는 배경이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시가총액 기준도 함께 높아졌다. 코스닥 상장 유지에 필요한 시가총액은 이달부터 200억원으로 오르고, 내년 1월부터는 300억원으로 다시 강화된다. 코스피 기준은 현재 300억원에서 내년 500억원으로 높아진다.

가격이나 시가총액이 하루 미달했다고 곧바로 상장폐지되지는 않지만, 미달 상태가 길어지면 관리종목 지정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품목허가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투자와 임상비용 조달이 어려워지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반의약품과 복제약(제네릭)을 중심으로 사업하는 기업도 있다"며 "필수의약품이 아니어도 일부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 /뉴시스

이 과정에서 문제는 주식병합만으로는 상장폐지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다.

주식병합은 5주를 1주로 합치면 주식 수가 5분의 1로 줄어드는 대신 주당 가격이 5배로 조정되는 구조다. 주가 500원인 기업이 5대 1 병합을 하면 주가는 2500원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발행주식 수가 함께 줄기 때문에 병합 직후 시가총액과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다. 동전주 기준을 피하더라도 시가총액 기준은 그대로 남는다는 의미다.

병합 이후 임상 진전이나 기술수출, 매출 확대 등 사업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주가는 다시 하락할 수 있다. 유통주식 수 감소로 거래량이 줄고, 적은 거래에도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바로 이런 이유로 주식병합과 감자를 통한 규제 우회를 차단했다.

최근 1년 이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실시한 기업이 동전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90거래일의 회복기간 동안 추가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할 수 없다. 같은 기간 10대 1을 초과하는 병합·감자도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산업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일률적인 주가·시가총액 기준이 유망 기술기업까지 시장 밖으로 밀어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동전주 가운데도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진행하지만 성과가 늦게 나오는 기업이 있는 반면, 임상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거나 파이프라인을 계속 바꾸는 기업도 있다”며 “실패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연구개발 과정과 데이터를 통해 실제 가능성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 정화를 위해 퇴출돼야 할 기업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능성 있는 기술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는 동전주 처리에만 지나치게 몰입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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