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보완수사 전담부서로 부족하다고 주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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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대체 수사 장치의 실효성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에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피해자의 자료 제출권 등을 확대하면 수사 공백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복수의 혐의가 얽힌 실제 사건을 일부 범죄로 나눠 처리하기 어렵고, 피해자에게 직접 대응 책임을 지우는 방식도 한계가 있다고 맞섰다. 보완수사를 누가, 어떤 사건까지 맡을지가 쟁점으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 보완수사 전담부서 놓고 여야 실효성 공방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형사사법 체계를 뒤집어 놓고 전담부서 하나를 만드는 것이 대안이냐”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검사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를 금지하는 개정안을 이르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지난 24일 당론으로 확정한 개정안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다. 검사는 경찰이나 중수청이 넘긴 사건을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되 미진한 부분을 직접 수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검사가 수사를 계속할 수 있게 하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훼손되고 공소청이 다시 수사기관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대신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 대상 성범죄·스토킹·장애인 학대·노인 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는 모두 검찰에 송치하도록 할 계획이다. 중수청에는 이들 사건의 보완수사를 맡는 전담부서를 두기로 했다. 피해자의 자료 제출권과 검사에 대한 의견 진술권, 검사의 의견 청취권을 명시하고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에 고발인을 다시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민의힘은 이런 장치가 검사의 보완수사를 대신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범죄 유형을 기준으로 사건을 나누는 방식부터 실제 수사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하나의 사건에 폭행과 사기, 성범죄 등의 혐의가 얽혀 있기도 한다”며 “검찰 송치 대상을 7대 범죄로 제한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를 위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전담부서와 피해자 권리 확대만으로는 수사 공백을 막기 어렵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를 위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전담부서와 피해자 권리 확대만으로는 수사 공백을 막기 어렵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 뉴시스

한 사건에서 7대 범죄와 일반 범죄가 함께 발견되면 어느 기관이 보완수사를 맡을지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7대 범죄는 중수청 전담부서가 맡고 나머지는 경찰이 다시 수사할 경우 사건이 분리되고 수사기관 사이에서 기록을 주고받는 동안 처리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사가 사건 전체를 직접 보완할 수 없기 때문에 범죄 간 연관성을 한 번에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논리다.

정 원내대표는 장윤기 사건도 사례로 들었다. 그는 국가수사본부의 지시로 성폭력·스토킹 사건과 살인 사건을 분리해 수사한 것이 문제였다며 범죄 유형에 따라 수사 주체를 나누는 방식이 사건의 전체 맥락을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사건 분리와 부실 수사 사이의 인과관계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통해 추가로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피해자에게 자료 제출과 의견 진술 기회를 주는 방안도 공방의 대상이 됐다. 민주당은 검사의 직접수사를 없애는 대신 피해자가 수사기록을 열람·등사하고 필요한 자료와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하면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력이 커진다고 봤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피해자가 권리를 실제로 행사하려면 사건 기록을 분석하고 추가로 필요한 증거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정 원내대표는 “이런 권리는 변호사의 조력이 있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피해자와 고발인의 경제력에 따라 법적 보호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가 담당했던 보완수사 기능의 일부를 피해자 개인의 대응 능력에 맡기게 된다는 주장이다.

또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복원하는 것만으로는 적용 범위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의신청은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은 불송치 사건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반면 보완수사는 검찰로 송치된 사건에서 증거나 혐의 입증이 부족할 때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기능이다. 두 제도는 작동하는 단계와 대상이 달라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내놓은 대안으로는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의 혼란을 막을 수 없다”며 “범죄 수사 체계를 국민을 상대로 실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향후 입법 과정에서는 수사 공백이 발생할 경우 이를 어떤 기관이 맡을지, 피해자의 권리구제 수단을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 설계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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