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100만 시대…치매보험도 ‘토털케어’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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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령화가 이어지면서 2044년에는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명에 육박하면서 보험사들의 치매보험 경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과거 중증 치매 진단금을 지급하는 데 머물렀던 상품이 초기 진단부터 표적치료제, 생활비, 간병, 돌봄 서비스까지 보장하는 구조로 빠르게 진화하는 모습이다.

26일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초고령화가 이어지면서 2044년에는 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전 단계로 분류되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300만명을 웃돈다. 중증 치매보다 경도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더 빠르게 늘면서 보험 수요 역시 중증 진단 이후 일시금을 지급하는 방식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 장기간 생활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초기 치매보험은 임상치매척도(CDR) 3점 이상인 중증 치매 진단 시에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 주류였다. 치매가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야 보장을 받을 수 있어 보장 공백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경증·중등도·중증 등 치매 진행 단계를 세분화해 진단금을 지급하고, 중증 치매 진단 이후에는 월 단위 생활자금과 재가·시설급여, 간병비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생보사들 ‘레켐비 특약’ 경쟁 본격화

가장 큰 변화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 관련 보장 확대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질병 진행을 늦추는 표적치료제다. 2주마다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고 장기간 투약이 필요한 데다 비급여 치료비와 검사비 부담도 커 관련 보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출시한 ‘삼성 시니어대표건강보험’에 레켐비 치료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ARIA-H(뇌출혈) 부작용을 함께 보장하는 특약을 도입했다. 치매 보장도 경증 이상과 중등도 이상, 중증으로 세분화했고, 뇌혈관질환과 뇌졸중, 뇌출혈 관련 특약도 담았다.

AIA생명은 ‘파워100치매보험’을 통해 최경도 치매 단계부터 보장하는 구조를 내세웠다.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최경도 치매로 진단되면 최대 200만원을 지급하며, 레켐비 치료비는 최대 3300만원까지 보장한다.

중증 치매 진단 이후에는 월 최대 500만원의 생활비와 재가·시설급여금을 지급한다. 재가 간병인 매칭과 요양시설 컨설팅, 치매신탁 등 진단 이후 돌봄과 자산관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NH농협생명은 ‘NH올원더풀 기억안심치매보험’을 통해 경도 치매 진단 시 최대 10년간 월 생활자금을 지급하고 레켐비 등 표적치료를 보장한다.

한화생명은 보장을 넘어 예방과 조기 발견 서비스까지 확대했다. 모바일로 기억력과 판단·수행능력을 점검하는 인지건강 검사 서비스를 치매·간병보험과 연계하고, 서울광역치매센터 등과 함께 치매 예방과 관리 솔루션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도 치매보험 보장 확대에 맞춰 보험금 청구 사각지대 개선에 나섰다. 가입자가 치매로 보험 가입 사실을 잊거나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대신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무기명 대리청구인 제도를 신설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치매보험은 고령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치매·장기간병보험 초회보험료는 1435억9328만원으로 전년보다 49.2% 증가했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간병비 부담 확대가 맞물리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치매는 보험금 지급 기간이 길고 생활비와 간병비가 월 단위로 장기간 지급되는 특성이 있다. 예상보다 초기 환자와 치료 수요가 빠르게 늘 경우 손해율뿐 아니라 보험사의 장기 지급 부담과 지급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매보험 시장이 중증 진단금 중심에서 초기 진단과 치료, 간병, 생활비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신약 관련 통계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만큼 상품 경쟁과 함께 장기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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