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빈집에 켜진 불빛…함양서 펼쳐진 청년 요리사들의 '맛있는 반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인구 절벽과 지방소멸이라는 그늘이 깊어지는 지방 소도시. 23일 경남 함양군 서하면 송계마을의 한 리모델링된 빈집에서는 따뜻한 김과 함께 오랜만에 정겨운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 퍼져 나왔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버려진 집을 청년들의 거주·창업 공간으로 바꾼 '경남별장-함양점'에서 열린 '우리동네 깜짝식당' 현장이다.

이날 행사는 함양군이 추진 중인 청년 지역살이 파일럿 프로젝트 '별별 작업자의 별장'의 마침표를 찍는 자리였다. 3주 동안 함양에 머물며 지역의 삶을 체험한 청년 요리 작업자들이 함양의 농산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음식을 마을 주민과 이웃들에게 선보였다.

◆"차려준 밥상에 마을이 웃었다"…세대 잇는 '소셜 다이닝'

이날 행사는 일회성 관변 행사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 청년과 지역민이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집중했다. '낮' 어르신들과의 따뜻한 한 끼 (낮 12시) 송계마을 어르신과 지역기관 관계자 40여명이 모였다. 

청년들은 3주간 마을에 머물며 느낀 감상과 함께 함양 제철 식재료로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대접했다. 

한 마을 어르신은 "조용하던 마을에 청년들이 들어와 밥 한 끼 함께 먹으니 동네 전체에 생기가 도는 것 같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이어 '밤' 로컬 기획자들과의 격의 없는 토론 '소셜 다이닝'에는 함양 현지의 청년 사업가, 로컬 크리에이터, 지자체 관계자 20여명이 둘러앉았다. 

청년들은 로컬에서의 지속 가능한 삶, 시골에서의 비즈니스 가능성, 지역 네트워크 형성 등을 주제로 밤늦게까지 솔직한 고민을 나눴다.

함양군 '경남별장'의 가장 큰 특징은 "무조건 이사 와서 살아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리·미술·글쓰기 등 자신만의 본업을 가진 청년들이 3주간 체류하며 자신의 재능으로 마을과 먼저 관계를 맺게 하는 '관계인구(지역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인구)'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역재생 전문가들은 "시범사업을 넘어 '자립 생태계' 연계가 성패"라며 "함양군의 이번 시도가 청년과 시골 마을 간의 심리적 벽을 허무는 데 매우 효과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시재생 전문가 K박사는 "전국의 수많은 '시골 한 달 살기' 프로젝트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난 이유는 프로그램이 끝나면 청년들이 지역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함양군처럼 청년 본연의 본업(요리)을 지역자원과 연결해 주는 시도는 매우 긍정적인 출발"이라고 말했다.

◆2026년 하반기 정식 가동…'지역과 청년이 함께 웃는 마을'

함양군은 8월까지 시범 운영을 통해 청년 체류자들의 경험과 주민들의 의견을 세심하게 수렴한 뒤, 2026년 하반기부터 '경남별장-함양점'의 본격적인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함양군 관계자는 "청년들이 단순한 외지 방문객에 그치지 않고, 본인의 재능으로 마을 주민과 깊이 호흡하며 이웃이 되어가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정식 운영 모델을 차질 없이 준비해 빈집을 청년들의 꿈터이자 지역활력의 거점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버려진 빈집에 켜진 작은 불빛 하나가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난 지자체들에게 어떤 희망의 신호탄이 될지, 함양군 서하면의 실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시골 빈집에 켜진 불빛…함양서 펼쳐진 청년 요리사들의 '맛있는 반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