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여야가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에 합의한 데 이어 22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도 사실상 마무리했다.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몫 국회 상임위원장 6명이 선출되면서다. 이는 후반기 국회가 개원한 지 54일 만이다.
이날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협치’와 ‘경청’을 강조했다. 그간 여야의 대치가 극심했던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또 본회의장에선 여야 의원들이 웃음을 보이며 모처럼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야의 갈등 요소는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으로 여야가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높고, 국민의힘도 부동산 등을 고리로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 개원 54일 만에 ‘원 구성’ 마무리… ‘협치·경청’ 강조
이날 오후 여야는 국회 본회의에서 6곳의 국민의힘 몫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후반기 국회가 개원한 후 54일 만에 원 구성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위원장 김희정 △외교통일위원장 송석준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김성원 △보건복지위원장 이만희 △국토교통위원장 유의동 △정보위원장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뽑혔다.
다만 국민의힘 몫인 국회 성평등가족위원장은 이날 선출되지 않았다. 임이자 의원이 위원장으로 확정됐지만, 사임하면서다. 대신 유의동 의원과 국토위원장 자리를 두고 당내 경선을 치렀던 김정재 의원이 내정됐다. 국민의힘은 향후 의원총회를 열어 김정재 의원을 성평등가족위원장으로 추인한 뒤 다음 본회의에서 선출할 방침이다. 또 정보위원장의 경우 여야 합의에 따라 이양수 의원이 1년을 맡고, 이후 1년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이로써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간 여야는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원 구성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자당 몫 상임위원장 11명을 우선 선출했고, 국민의힘은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처럼 갈등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원 구성에 물꼬를 튼 것은 지난 21일 여야가 선관위 특검법에 합의하면서다. 이후 국민의힘은 자당 몫 상임위원장 7곳을 선출하기로 하면서 국회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간의 여야 대립을 염두에 둔 듯 이날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협치’와 ‘경청’을 강조했다. 교육위원장을 맡은 김희정 의원은 인사말에서 “오랫동안 국회의 관행이고 미덕이던 합치·협치, 견제와 균형이 많이 사라졌다”며 “교육위를 통해 합치·협치, 견제와 균형을 살려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외통위원장인 송석준 의원은 “국회가 과연 상생과 조화의 모습을 발휘했는지, 돌이켜보면 안타깝다”며 “원 구성을 마쳐가는 이 순간이라도 상생과 조화를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송 의원이 인사말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이천의 소개를 이어가자, 여야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토위원장인 유의동 의원은 “여야를 떠나 모든 의원들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했고, 정보위원장인 이양수 의원은 “여야 의원님들과 함께 정보위를 잘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위원장이 선출된 후 여야 의원들은 박수를 보내며 환영하기도 했다.
◇ 보완수사권·부동산 등 ‘갈등 불씨’ 여전
이처럼 여야가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을 두고 대치가 심화할 가능성이 높고, 국민의힘은 부동산 등을 고리로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개혁의 출발점이자 완성”이라며 사실상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을 밝혔다. 또 민주당은 보완수사권과 관련된 형사소송법을 이르면 내주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는 의견이 더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장윤기 사건으로 등 돌린 민심을 잠시 살피는가 싶더니, 전당대회가 다가오자 다시 강성 지지층의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보완수사권까지 사라지면 권력형 비리는 아예 수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폐지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민심을 거스르고 폭주하면 결국 정권이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고리로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매 방식과 관련해 “9억(원)짜리 집을 9,000만원에 매수하는 법은 아마 유튜브로 만들면 금방 몇십만 구독자 나올 것 같다”고 비꼬았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부동산 정책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오는 24일 개최할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은 ‘민생법안 발목잡기를 중단하라’며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민의힘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한 직무대행은 “현재 국회 본회의에 국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법안 59건이 잠들어 있다”며 “(국민의힘은) 도대체 무슨 명분으로 민생법안들을 가로막고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파렴치한 입법 방해”라며 “절박한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국회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국회법 개정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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