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오랜 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배우의 저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배우 전지현이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군체’로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데 이어 뉴욕 아시아 영화제 최고 권위의 상인 아시아 스타상(Extraordinary Star Asia Award)까지 품으며 글로벌 행보를 이어갔다.
전지현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제25회 뉴욕 아시아 영화제 갈라 시상식에서 아시아 스타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영화 발전에 기여하고 국제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배우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전지현은 한국 여배우 최초의 수상자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이번 수상은 ‘군체’를 통해 이어진 글로벌 성과의 연장선에 있다. ‘군체’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공식 초청을 받으며 일찌감치 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고, 뉴욕 아시아 영화제에서는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국내에서도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며 현재 누적 관객 수 592만명을 넘어서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입증했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전지현은 극 중 생명공학과 교수이자 생존자 그룹의 리더 권세정 역을 맡아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인물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냉철한 판단력과 강인한 리더십은 물론, 극한의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고뇌까지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기존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지현은 앞서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군체’는 기존의 좀비물과 다른 지점이 재미있었다”며 “현대인들이 스스로 사유하지 않고 AI에 자신의 생각을 통째로 양도해 나가는 모습을 비판하는 감독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점도 좋았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배우로서 꾸준히 활동 영역을 넓혀온 점 역시 지금의 전지현을 만든 원동력이다. 그는 “배우로서의 마켓이 조금 더 넓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해외에서 기회가 왔을 때도 주저 없이 선택했고, 액션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펙트럼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축적이 ‘군체’처럼 대형 장르 영화의 중심을 책임질 수 있는 배우의 경쟁력으로 이어진 셈이다.
흥행 과정에서 보여준 책임감도 돋보였다. 전지현은 개봉 이후 무대인사에 적극 참여하며 관객들과 직접 호흡했다. 오랜만에 극장을 찾은 그는 “관객들과 이렇게 소통하는 것이 좋았다”고 밝히며 현장을 찾은 팬들의 메시지를 하나하나 읽고 반응을 살피는 등 작품 홍보에도 힘을 보탰다. 주연 배우가 영화의 최전선에서 관객과 꾸준히 만난 진정성 있는 행보는 ‘군체’의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데 긍정적인 동력이 됐다.
1997년 데뷔 이후 ‘엽기적인 그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도둑들’ ‘베를린’ ‘암살’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남겨온 전지현은 ‘군체’를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확장했다. 또 이를 통해 얻은 성과는 단순히 한 작품의 흥행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쌓아온 커리어와 국제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전지현은 차기작으로 JTBC 새 드라마 ‘인간X구미호’를 선택했다. 2027년 상반기 방송될 예정이며 글로벌 OTT 플랫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도 만난다. ‘올타임 레전드’ 전지현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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