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필 장소가 악몽의 인천.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전반기 최종전을 앞두고 후반기에는 마무리를 고정할 것이며, 정해영과 곽도규의 더블 스토퍼 체제를 언급했다. 실제 그날 바로 곽도규를 8회, 정해영을 9회에 내세웠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KIA는 4연패를 끊고 올스타브레이크를 맞이했다.

결국 이범호 감독은 통산 150세이브를 자랑하는 정해영에게 후반기 뒷문을 맡길 공산이 크다. 현실적인 카드다. 전반기 내내 마무리로 잘해온 성영탁이 6월부터 다소 힘이 떨어졌고, 전반기 막판 집단 마무리를 선언했다. 그 사이 정해영은 8회 메인 셋업맨으로 승승장구했다.
전반기 막판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31경기서 2승1패2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91이다. 대량실점 게임이 적지 않았지만, 셋업맨 변신 이후 페이스는 대체로 좋다. 구위와 경험을 감안할 때 정해영만한 카드도 없다.
흥미로운 건 KIA의 후반기 첫 상대가 SSG 랜더스라는 점이다. 더구나 장소가 인천이다. KIA와 SSG는 16일부터 19일까지 주말 4연전을 인천에서 치른다. 정해영은 곽도규와 함께 다시 마무리로 대기할 전망이다.
정해영이 마무리 복귀를 성공적으로 하려면 인천 징크스를 께야 한다. 정해영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인천에서 9경기에 등판해 7⅓이닝 10실점, 평균자책점 12.27에 1패 2세이브를 기록했다. 한 마디로 인천만 가면 두들겨 맞았다.
올해 개막전 악몽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3월28일이었다. KIA는 개막전서 SSG에 9회초까지 6-3으로 앞섰다. 그러나 9회말 시작과 함께 정해영이 비극의 드라마를 집필했다.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볼넷을 내줬고, 안상현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아 1사 2,3루 위기에 처했다. 오태곤에게 추격의 2타점 중전적시타를 맞았다.
여기서라도 수습하면 괜찮았다. 그러나 1사 1루, 박성한 타석 초구에 볼을 던지자 조상우로 교체되고 말았다. 이미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 컸다. 심지어 조상우도 제구가 크게 흔들리며 박성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역전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결국 조상우가 기예모르 에레디아에게 동점 1타점 좌전적시타를 맞았다. 최정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가 됐고, 김재환 타석에서 끝내기 폭투가 나왔다.
정해영과 조상우의 최악의 시즌 출발이었다. 조상우는 이후 곧바로 회복해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지만, 정해영은 시즌 초반 흐름이 계속 저조했던 끝에 2군 재정비 및 마무리 보직 박탈이란 아픔을 맛봤다. 물론 정해영은 2군 재정비 후 셋업맨으로 부활했지만, 2024년부터 계속되는 인천 약세는 잊고 싶은 현실이다.
그러나 마무리로 복귀한 이상 장소를 가리면 안 된다. 이범호 감독도 세이브 상황이 되면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인천SSG랜더스필드가 전형적인 타자친화적구장이라 투수에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는 모든 구단, 모든 투수에게 같은 조건이다.
정해영은 2023년만 해도 인천에서 5경기에 등판해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69였다. 2022년엔 1경기도 등판하지 않았고, 데뷔한 2021년에는 인천에서 3경기에 나가 1패 평균자책점 15.00이었다. 확실히 인천과 안 맞는다.

정해영이 그 안 좋은, 인천의 악몽을 딛고 마무리로 자리잡는다면 KIA의 후반기 시작이 산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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