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발언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것이 송영길 의원의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한 공격이다. 송 의원은 ‘역적’, ‘낙태’ 등의 단어를 써가며 정 전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공격을 두고 정치권에선 친명(친이재명)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정 전 대표는 송 의원의 공세에 맞대응하는 대신 ‘약자 이미지’ 부각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말폭탄’ 쏟은 송영길… 정청래 “너무한다”
송 의원의 정 전 대표를 향한 공세는 연일 이어지고 있다. 15일 그는 MBC 라디오에서 정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 당시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와 관련해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너무 무책임한 발언이 아닌가”라며 “예를 들어 자기 아들한테 ‘내가 너 낙태했어야 하는데 낳아서’(라고 한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 전 대표 체제에서 당정 엇박자 논란 등이 있었던 점에 대해 “정 (전) 대표가 독자적인 자기 정치를 계속 고민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정 (전) 대표나 저나 이재명 대통령보다 먼저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로선 먼저 되다 보니, 그때의 어떤 생각이 있는지 뭔가 대통령을 약간 깔본다고 그럴까”라고 말했다.
이어 송 의원은 “(정 전 대표가) 공사가 구분 안 된 게 아닌가”라며 “우리가 이재명 자연인, 개인을 보는 게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 국민이 선택한 국가 원수로서의 헌법기관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송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낙태’ 발언을 염두에 둔 듯 “정청래 의원의 잔인한 이중플레이를 비판하는 차원에서 비유한 것”이라며 “오늘 방송의 일부 텍스트가 아닌 컨텍스트를 봐주시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송 의원의 정 전 대표를 향한 공격은 전날(14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는 호남향우회 총연합회 간담회에서 “임기 4년이 남은 대통령을 놔두고 집권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서로 싸운다는 것이 매번 신문에 ‘명청(이 대통령-정 전 대표) 대전’으로 1면을 장식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옛날 같으면 역적으로 목을 잘라 정말 진압을 해야 할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향한 공세를 강화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친명 지지층의 결집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재 송 의원과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사실상 ‘친명 연대’를 구축한 상황에서 3인 후보로 치러지는 본 경선에 김 전 대표와 정 전 대표와 함께 3파전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구도가 형성될 경우, 선호투표제가 적용되는 본 경선에서 친명 주자가 유리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상태다. 선호투표는 선거인이 3인 이상의 후보자에 대해 후보자별 선호하는 순서를 각각 투표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하위 득표자를 제외하고 최하위 득표자의 2순위 표를 개표해 각 후보자의 득표수에 가산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정 전 대표가 1순위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친명계인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으로 표가 모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순위에 정 전 대표나 친명 후보를 기입할 경우, 2순위엔 친명 후보를 기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당권 경쟁은 송 의원을 비롯해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의 5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 중 오는 21일 예비경선에서 2명의 후보가 컷오프된다.
이러한 가운데, 정 전 대표는 송 의원의 공격에 큰 반격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송 의원의 공세에 “너무한다”며 “마음이 아프지만 잘 참고 잘 견디겠다. 당원들께서 저를 지켜주시리라 믿는다”고 적었고, 송 의원의 ‘옛날 같으면 역적으로 목을 잘라 정말 진압을 해야될 그런 상황’이라는 발언에 대해선 “전당대회 출마가 목숨까지 위태로운 일인가. 섬뜩하고 무섭다”고 했다.
이를 두고 ‘약자 이미지’를 부각해 지지층 결집은 물론 동정표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최근 “2대1, 3대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 많이 아프다”며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의 협공을 겨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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