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중 경쟁매장 차리면?…법원까지 간 '1억 위약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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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가맹계약 기간 중 배우자나 제3자 명의로 경쟁 매장을 운영하면 어떤 책임을 질까. 반려동물용품 프랜차이즈에서 벌어진 경업금지 분쟁에서 법원이 전 가맹점주 측의 위반 책임을 인정하고 75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확정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11단독은 반려동물용품 프랜차이즈 운영사 펫그라운드가 전 가맹점주 A씨와 가맹점을 실질적으로 공동 운영한 배우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4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피고들은 펫그라운드와 A씨 사이의 '견생냥품 양주 옥정동점' 가맹계약 존속 중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한 것과 관련해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또는 위약벌 1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했다.

피고들은 해당 금액을 △3월31일까지 5000만원 △6월30일까지 2500만원 △9월30일까지 2500만원 등 세 차례에 걸쳐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을 한 차례라도 미룰 경우 남은 금액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부담하도록 했다.

다만 법원은 피고들이 1·2회차 분할금인 7500만원을 기한 내 지급하면 3회차 2500만원은 면제하도록 했다. 사건을 대리한 법률사무소 위드원에 따르면 피고들은 1·2회차 분할금을 모두 납부해 나머지 지급 의무도 면제됐다.

원고인 가맹본사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고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했다. 양측은 결정에서 정한 내용 외에는 해당 매장 운영과 관련한 손해배상금과 위약금, 위약벌, 합의금 등 추가 채권·채무가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화해권고결정 정본은 지난 2월3일 피고들에게, 다음 날 원고에게 각각 송달됐으며 양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같은 달 20일 확정됐다.

이번 분쟁의 핵심은 가맹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배우자 등 제3자 명의를 이용해 동종업종의 경쟁 매장을 운영했는지 여부였다.

소장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11월 펫그라운드와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경기 양주시에서 '견생냥품 양주 옥정동점'을 운영했다. 배우자 B씨도 해당 매장을 실질적으로 함께 운영·관리했으며, 가맹계약은 2023년 11월 종료됐다.

가맹계약서에는 계약기간 중 가맹본부의 서면 동의 없이 본인이나 제3자 명의로 국내에서 동종 영업을 할 수 없다는 경업금지 조항이 담겼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가맹본부에 위약벌 1억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가맹본사는 계약기간인 2022년 8월 B씨 명의로 양주 지역에 동종업종인 무인 반려동물용품점이 개설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세 차례 시정조치 명령과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같은 해 10월 가맹점주 측과 별도 합의서를 체결했다.

당시 가맹본사는 가맹점주의 사정을 고려해 위약벌 1억원 가운데 1000만원만 우선 지급받기로 했다. 대신 합의서 작성 후 1년 안에 동일한 계약 위반이 다시 확인될 경우 남은 위약벌 9000만원과 위반 건당 1억원을 추가 지급하도록 합의했다.

가맹점주 측은 이후 해당 사업장을 폐업하고 제3자에게 사업을 양도했다고 통지했다. 그러나 가맹본사는 사업자등록 명의만 변경됐을 뿐 A씨와 B씨가 기존 매장과 추가 매장을 계속 관리·운영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가맹본사는 법률사무소 위드원 정성엽 대표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제기했다. 매장정보에 등록된 B씨의 휴대전화번호와 납품업체 통화 녹취, 배송자료, 물품 발주 및 청구서 요청 대화 등을 실질 운영 정황을 입증하는 자료로 제출했다.

원고 측은 청구금액 확보를 위해 가압류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경업금지의무 위반과 실질 운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문서제출명령도 신청했다. 정 변호사는 기존 경업금지의무 위반 판례를 토대로 계약서상 경업금지 조항의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맹본사는 △합의서 위반 위약벌 9000만원 △위반행위 2건에 대한 위약벌 2억원 △가맹계약상 경업금지 위반 위약벌 1억원 △별도 손해액 1000만원 등 총 4억원을 청구했다.

수차례 조정 절차를 거친 끝에 법원은 경업금지의무 위반과 관련해 피고들이 1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내렸고, 양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확정됐다.

다만 화해권고결정은 본안판결과 달리 법원이 각 쟁점과 증거에 대한 판단 이유를 판결문으로 제시하는 절차는 아니다. 이번 결정 역시 법원이 4억원의 청구액이나 각 위약벌 조항의 효력을 모두 인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이의 없이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은 민사소송법상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유사한 판례도 있다. 청주지방법원은 지난해 5월 가맹계약 기간 중 친동생 명의로 덮밥·파스타 매장과 가맹사업을 운영한 가맹점주에게 계약 종료일까지 관련 영업을 금지하고 위약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사자 간 통화 녹취와 메뉴 구성의 유사성, 가맹계약 권유 정황 등을 종합해 사업자등록 명의와 달리 가맹점주가 경쟁 사업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음식 사진과 메뉴·조리법 도용을 이유로 청구한 2795만4000원의 별도 손해배상은 사진의 창작성과 조리법의 영업비밀 요건 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성엽 법률사무소 위드원 대표변호사는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인정된 위약금 가운데 1·2회차 분할금은 모두 지급이 완료됐다"며 "이번 사건은 제3자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변경하더라도 매장 관리와 발주, 납품 등 실질적인 운영 정황이 확인되면 가맹계약상 경업금지의무 위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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