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파산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가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의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지원 합의로 회생 절차 재개의 기회를 맞았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에 2000억원 규모 DIP를 지원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그동안 지원 규모와 보증 방식을 두고 대립했지만, 막판 협의를 통해 ‘MBK 전액 보증·메리츠 전액 대출’ 방식으로 합의점을 도출했다.
다만 실제 자금 지원은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 메리츠금융 계열사인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은 오는 1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 추가 자금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결과 자금 집행 절차가 마무리돼야 최종 지원이 이뤄진다.
그동안 양측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메리츠금융은 MBK와 김병주 회장의 개인 보증을 전제로 우선 100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1000억원은 대주주가 직접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MBK는 메리츠가 2000억원 전액을 대출해야 보증에 나설 수 있다며 맞서왔다.
교착 상태를 깬 배경에는 정치권과 노동계의 압박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청문회 추진 방침을 밝히며 MBK와 메리츠의 책임을 추궁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도 메리츠 본사 앞 집회 등을 통해 긴급 운영자금 마련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양측은 파산에 따른 사회적 책임론과 여론 악화를 고려해 최종 타협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합의로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를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할 전망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가 회생에 필요한 긴급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법원은 오는 20일까지 즉시항고와 함께 자금 조달 계획이 제출될 경우 회생절차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 이사회 의결이 완료되는 대로 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되는 2000억원은 상품 매입 대금 지급과 지난 13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간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 운영 정상화 등에 우선 활용될 전망이다.
긴급자금 확보가 곧바로 경영 정상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회생 절차가 재개되더라도 납품업체와의 거래 신뢰 회복, 중단된 영업망 정상화, 임직원 고용 안정, 추가 유동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0억원 DIP는 홈플러스가 당장 파산을 피하고 영업을 이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이라며 “향후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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