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특히 정 전 대표는 개혁을 전면에 내걸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실상 ‘연임 도전’에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이처럼 정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권 경쟁의 대진표는 정 전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의 5파전 양상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 ‘개혁’ 내걸고, ‘대선 불출마’ 선언
13일 오후 정 전 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권 주자 중 가장 마지막에 출마를 선언한 것이자,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약 3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오후 1시 50분경 정 전 대표가 소통관에 들어서자, 파란색과 노란색 풍선을 든 지지자들은 ‘정청래’와 ‘알정찍(알겠어, 정청래 찍을게)’을 외치며 정 전 대표를 응원했고, 정 전 대표는 허리를 숙이거나 악수를 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출마 선언엔 친청계(친정청래계)인 이성윤 최고위원과 김영환 의원, 이지은 전 대변인이 함께했다.
이후 그는 오후 2시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오직 민심·당심(당원 의중)만 믿고 민주당 당 대표에 출마한다”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는 당원들의 요구가 있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정 전 대표는 출마 선언에 앞서 당원들의 응원 영상을 재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 전 대표는 “다시 한번 더 강력한 개혁 당 대표가 되겠다”며 ‘개혁’을 전면에 내걸었다. 출마 선언에서 ‘개혁’을 약 30번 언급한 것이다. 또 차기 총선·대선 승리와 당정청 원팀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두고 보시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끝까지 의리를 지킬 사람은 선당후사를 실천해 온 저 정청래”라고 말했다. 그간 당을 운영하면서 당청 엇박자 논란 등이 있었던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 전 대표는 “당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겠다. 당 대표직을 이용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간 정치권에선 정 전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대선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고, 과거 이 대통령도 당 대표 연임 후 대선에 출마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선당후사’를 부각해 당심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약으론,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이재명 정부 핵심 경제정책 뒷받침 △한반도 평화정책 뒷받침 △범민주진보 통합·연대를 추진 및 완성 △민주당 내 4통 통합(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지지자 통합) 이룩 등을 약속했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마무리와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사수도 공언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대해선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전 당원 투표로 의사를 묻겠다고 했다.
그는 총선 공천 기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전 대표는 ‘당원주권주의’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총선 승리를 위한 당원주권 시스템 개혁공천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호남 개혁공천 강화 △총선 인재 영입 외부·내부 인사 및 남녀 비율 5대 5 원칙 △2030 세대 비례대표 당선 확실권 배치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등을 공약했다.
이외에도 의원총회 실시간 생중계와 전당원 투표제 활성화, 원외 지역위원회 활성화 등을 언급했다. ‘8·17 전당대회’까지 클린선거 운동을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는 점과 부당한 돈을 쓰지 않고, 선거 캠프 사무실도 임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 당권 경쟁, ‘5파전’ 구도 완성
이처럼 정 전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민주당의 당권 경쟁 구도가 정 전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 전 총리와 송영길·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군의원의 ‘5파전’ 양상으로 치러지게 됐다. 현재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은 친명계(친이재명계)로, 고 의원은 친문계(친문재인계)로 분류된다.
이날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는 다시 신경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정 전 대표는 출마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김 전 총리가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지난 5월에 처리하려고 했지만, 당의 요구로 연기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당에 요구했다는 것은 당 대표에게 제일 먼저 말해야 하지 않나”라며 “전화를 받거나 만나서 얘기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을 한 번도 탈당하거나, 배신하지 않고 묵묵히 민주당을 위해 길을 걸어온 제가 다른 분들보다 차별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이 탈당한 적이 없다는 점도 재차 부각했다. 과거 김 전 총리가 2002년 대선 당시 탈당 이력이 있던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김 전 총리는 다시 ‘당 대표 교체론’을 꺼내 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날 경기도 안양에서 당원간담회를 열고 “이번 전당대회는 절박하다. 이번에 올바른 노선과 리더십으로 당 대표를 교체하지 못하면 우리당은 흔들린다”며 “대통령도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 전 대표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두고 당내 계파는 시각차를 보였다. 친명계이자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하기 위해선 강력한 대선 후보들이 나와야 한다. 당 대표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는 차기 집권능력을 축적해 잠룡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은 역설적으로 당 대표로서의 중요한 덕목을 갖추지 못했다고 스스로 선언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저격했다.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인 최민희 의원은 “여당 대표 경선이 대권 디딤돌이 돼선 안 된다”며 “안정적 국정지원과 당 운영을 위한 정 후보의 대권 불출마선언에 공감한다”고 정 전 대표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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