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역대급 실적에도…“100조 단기조달” 증권사 유동성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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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를 통한 업권의 단기 조달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서며 유동성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AI 이미지 편집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를 통한 업권의 단기 조달 규모도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이 확대되면서 발행어음 등 외부 조달 기반 사업도 빠르게 늘고 있어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향후 신용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9일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최근 실적 리뷰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업권은 2023년 실적 저점을 통과한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0%로 중소형사(7.5%)를 크게 웃돌며 양극화도 확대됐다.

대형사는 우호적인 증시 환경 속에서 투자중개와 자기매매·운용 부문의 수익이 늘어난 데다 기업금융(IB)과 우량 부동산금융 딜을 기반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사는 고객 기반과 해외주식 경쟁력 열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 지연 등으로 회복 속도가 더딘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한기평은 실적 개선보다 조달 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비매칭 차입부채는 자기자본의 약 2.2배(발행어음 제외 시 1.6배) 수준까지 증가했다. 비매칭 차입부채는 콜머니와 증권금융 차입금, 은행차입금, 기업어음(CP), 단기사채, 회사채, 후순위채, 발행어음 등 외부 차입을 합산한 지표다. 자본총계는 99조원 수준인 반면 비매칭 차입부채는 216조원까지 확대되며 자본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잔액도 지난 6일 기준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기평은 과거에는 자산과 부채의 만기가 비교적 일치하는 사업 구조였지만, 초대형 IB 도입 이후 발행어음 등 외부 조달 기반 사업이 확대되면서 신용 및 유동성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비매칭 조달과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응 능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증권업계는 IMA 사업과 발행어음 사업 확대를 앞두고 자기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며 '몸집 키우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1조2600억원을 조달했고, NH투자증권 역시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초대형 IB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증권사들의 외형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한기평은 그 이면에서 조달 구조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하반기 증권업황의 핵심 변수로 우호적인 증시 환경의 지속 여부와 금리, 중소형 증권사의 경쟁력 회복을 제시했다. 또 순자본비율(NCR)과 유동성 규제 개편은 리스크 관리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IMA와 발행어음 등 초대형 IB 사업 확대 과정에서는 외형 성장보다 리스크 관리 수준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는 메리츠증권, 리딩투자증권, 상상인증권을 제시했다.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와 관련한 담보권 실행 이후 채권 회수 규모와 시기, 리딩투자증권은 운용·IB 부문의 실적 개선세, 상상인증권은 수익 기반 개선과 비용 관리 수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한기평은 "실적 개선과 건전성 부담 완화를 바탕으로 업권 전반의 신용도는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하지만, 비매칭 조달과 단기자금 의존도 상승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확대는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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