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ABC론’과 ‘증축·재건축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민 다수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발언 내용 자체뿐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정치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범진보 진영 내부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반응이 뚜렷하게 엇갈리면서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 ‘ABC론·재건축론’ 공감보다 거리감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 작가의 ABC론과 증축·재건축론 등 일련의 발언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은 25.7%에 그쳤다.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5.6%로 19.9%포인트 높았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8.7%였다. 전체적으로는 발언에 대한 공감보다 거리감을 두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성향별로는 예상대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보수층에서는 동의가 14.7%에 불과한 반면 비동의는 53.9%로 절반을 넘었다. 중도층 역시 동의 22.1%, 비동의 46.6%로 비동의가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반면 진보층에서는 동의가 40.7%, 비동의가 36.8%로 동의 의견이 앞섰다. 하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민주 진영 내부의 온도차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동의가 33.9%, 비동의가 44.9%로 집계됐다. 범진보 성향이 강한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유 작가의 주장에 적극 공감하는 의견은 비동의보다 적었다. 이는 유 작가의 메시지가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서도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동의가 65.0%, 비동의는 24.4%로 동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동의가 비동의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집단(지지정당 설문)은 사실상 조국혁신당 지지층이 유일했다. 같은 범진보 진영 안에서도 유시민 작가의 정치적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는 정치적 전략의 차이와도 연결해 볼 수 있다.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중도 확장과 국정 운영에 대한 부담을 함께 안고 있는 반면, 조국혁신당은 상대적으로 선명한 정치적 메시지를 선호하는 지지층의 성향이 강하다. 이번 조사 역시 민주당 지지층은 유 작가의 강한 정치적 프레임에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인 반면,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다만 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 해석으로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발언의 정치적 효과에 대한 평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유시민 작가의 주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9.2%였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45.5%로 16.3%포인트 높았다. 국민들은 발언 내용뿐 아니라 정치적 파급효과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이 문항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은 ‘도움된다’가 35.0%인 반면 ‘도움되지 않는다’는 49.5%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도 유 작가의 발언이 당과 정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반대로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도움된다’가 64.9%, ‘도움되지 않는다’는 27.2%로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유시민 작가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강한 정치적 메시지에 대한 국민적 수용도를 보여준 결과로 해석된다. 보수층과 중도층에서는 일관되게 비동의가 우세했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적극적인 공감이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높은 동의율이 나타나면서 범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정치적 메시지의 강도와 전략을 둘러싼 인식 차이가 존재함을 드러냈다. 이는 향후 여권이 중도 확장과 핵심 지지층 결집 사이에서 어떤 정치적 언어를 선택할지와도 맞닿아 있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7월 6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다. 표본은 2026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질문 문항 등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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