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프린터 부품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코스닥상장사 파커스가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가총액이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주주가치 제고와는 다소 거리가 먼 행보를 걸어온 파커스가 어떤 대응 및 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 적자행진 속 오너일가 ‘마이 웨이’
파커스는 1970년 설립된 기업으로 프린터 부품사업을 주력으로 영위 중이다. 코스닥시장엔 2002년 데뷔해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파커스는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여있다.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을 대폭 강화하고 나서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적극 추진해온 자본시장 체질개선의 일환이다. 시장의 신뢰를 저해하는 부실 상장사들을 더욱 신속하고 엄정하게 퇴출시켜 기존의 ‘다산소사(多産少死)’에서 ‘다산다사(多産多死)’로 시장구조를 전환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된 4가지 중 특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건 동전주를 상장폐지 대상에 새롭게 포함시키는 방안과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을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다. 이 같은 방안에 따라 7월부터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일정 기준(코스닥시장 2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이런 가운데, 파커스는 시가총액이 150억원을 넘지 못하는 상태로 7월을 시작했다. 6월 말엔 동전주로 전락하기도 했다. 주가가 소폭이나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2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7일에도 주가가 1,124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시가총액은 158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파커스의 위태로운 주가 및 시가총액은 부진한 실적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와 거리가 멀었던 그동안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파커스는 2018년과 2019년 1,000억원대였던 매출액 규모가 지난해 535억원으로 뚝 떨어졌고,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실적을 살펴봐도 흑자를 기록한 해가 2016년, 2018년, 2021년 뿐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는 신사업 부진도 꼽힌다. 파커스는 2018년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으며, 2022년엔 아예 자회사 ‘알록’으로 독립시켰다. 이후 알록은 파커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오너일가 3세인 박헌우 이사가 사업을 주도해오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파커스에 여러모로 부담만 안겨주고 있다.
파커스는 그동안 주주가치 제고에 있어서도 물음표가 붙는 행보를 이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오너일가의 보수와 배당이다. 파커스가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너일가 2세 박창식 대표는 지난해 17억1,1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2022년~2024년 9억5,100만원이었던 보수가 더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인센티브로만 5억7,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생인 박영태 사장 역시 지난해 8억6,5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하며 처음으로 보수 규모가 공개된 바 있다.
반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 적자행진 속에 오너일가는 적잖은 보수를 챙기면서도 주주환원은 외면한 셈이다. 심지어 인센티브 지급을 승인한 이사회는 4명으로 구성돼있는데, 그중 3명이 오너일가다.
뿐만 아니다. 오너일가에게 돌아갈 임원 퇴직금도 두둑하게 쌓여있는 상태다. 파커스는 지난해 1분기 퇴직급여 88억원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해 회계에 반영했다. 이 중 대부분은 임원 퇴직금 명목이었다. 지난해 1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가 17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오너일가 퇴직금 적립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물론 파커스가 ‘부실 상장사’ 퇴출 강화 움직임에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12월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해 지난 5월 완료한 바 있다. 이 기간 파커스 주가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장폐지 위기는 해소되지 않았다.
결국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상장폐지 위기를 타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파커스의 시가총액이 200억원을 넘기기 위해선 주가가 1,424원을 넘겨야 한다. 7일 종가 대비 25% 이상 상승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년부턴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300억원으로 추가 상향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선 주가가 90% 이상 올라야 한다. 이미 코스닥시장 퇴출 시계가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파커스가 어떤 변화 및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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