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서기찬 기자] ‘미녀 개그우먼’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희구가 그동안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아픈 가정사를 방송 최초로 털어놓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5일 방송된 MBN ‘극복스토리 당신이 아픈 사이’에 출연한 이희구는 "제 이름이 기쁠 희에 구할 구자를 쓴다. 기쁨을 구하는 사람인데 이름과 정반대의 삶을 살아왔다"라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의 어린 시절은 상처와 결핍으로 얼룩져 있었다. 이희구는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버려진 아이였던 것 같다. 예방접종도 못 맞을 정도로 엄마의 관심이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5살 때는 영양실조와 고열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어머니의 기행으로 더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외도와 외박으로 가정에 집중하지 않던 어머니가 부부 싸움을 피하기 위한 '알리바이'로 미성년자인 이희구를 이용한 것이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늦은 귀가를 추궁하자 "희구가 야자하는 걸 기다리다가 늦었다"고 핑계를 대며 딸을 카바레와 나이트클럽에 데리고 다녔다.
이희구는 "저를 나이트클럽에 집어넣고 콜라를 한 병 사줬고 어느 날은 캬바레를 데리고 갔다. 엄마는 춤추고 놀면 저는 그런 엄마를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유흥업소 방치를 견딘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모님의 부부 싸움은 상상초월로 치달을 것 같았다. 나만 입만 다물고 있으면 평화가 찾아오는 거였다"고 토해내 안타까움을 더했다.

대학생이 된 후에도 잔인한 상처는 반복됐다. 어머니와 떨어져 살던 이희구는 어느 날 어머니가 자신을 따로 불러내자, 그리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하지만 마주한 현실은 참담했다. 이희구는 "당시 어머니는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손님 접대를 위해 날 부른 거였다"며 "그 상황이 너무 견딜 수 없었다. 내 존재가 없다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 당한 듯한 깊은 절망감에 그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으나, 그 순간에도 자신을 구한 것은 아버지였다고 털어놨다.
이후 뒤늦게 어머니가 경계선 지능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희구는 어머니를 떠나 서울로 상경했고, 1987년 KBS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해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시련은 멈추지 않았다. 2001년 아버지가 치매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어머니마저 치매 진단을 받은 것이다.
활발했던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한 그는 부모 간병에만 전념해야 했다. 이희구는 "엄마가 정말 밉고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도 않았는데, 엄마가 치매에 걸린 후 아이 같은 목소리로 '엄마는 희구랑 노는 게 제일 재밌어. 엄마 데리고 가. 아무짓도 안 할게'라고 하더라"라며 복잡했던 심경을 전했다.
아울러 "엄마가 네게 몹쓸 짓을 많이 했지만 널 낳아준 사람이니 보살펴 주라"던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14년간 간병에 매달렸다.
긴 공백기는 극심한 생활고와 빚으로 이어졌다. 생계를 위해 식당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그는 결국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대학병원 전문 간병인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희구는 모진 과거를 원망으로 남기지 않았다. 그는 "다 극복했고 제 삶의 밑천이 됐다. 세상에 헛된 건 없다. 제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끝내 미소를 지어 보여 깊은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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