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22대 후반기 국회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속도전’에 나설 방침이다.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신청 및 유지 기준을 강화하거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개정해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또 보완수사권과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가운데,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것에 대해선 국민의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완료한 것을 언급하며 “오직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우직하고 부지런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 협조를 촉구했다. 그는 “이것조차 걷어차고 국회 가동을 방해한다면 민주당은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해 국회 정상화를 완성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7개 상임위원장도 자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필리버스터와 패스트트랙 개정도 예고했다. 한 직무대행은 “필리버스터 신청 및 유지 기준을 강화해 민생 법안조차 정쟁의 인질로 삼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허울뿐인 패스트트랙도 손보겠다. 현행 최대 330일 (패스트트랙 심사기간)은 21대 국회 가결 법률안 평균 심사 기간보다 길다. 말 그대로 빠른 법안 심사가 가능하게 제도를 손보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자당 몫으로 선출한 만큼, 보완수사권과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원내지도부와 정책위, 법사위원들은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불참 속 △법사위원장 △정무위원장 △재정경제기획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국방위원장 △행정안전위원장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운영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바 있다.
특히 원 구성 협상 결렬의 원인인 법사위원장은 자당의 서영교 의원을 선출했다. 서 의원은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전반기 국회 마지막 법사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조작기소 특검법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서 의원의 임명 배경에 대해 전반기 국회 3개월간 법사위원장을 지낸 만큼, 검찰개혁을 비롯한 주요 개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일관성을 중점에 뒀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서 의원의 임명에 대해 “한시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중간에 교체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은 전반기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맡았던 정무위원장(유동수 의원)과 재경위원장(조승래 의원)을 자당 몫으로 선출했다. 이는 부동산 보유세 개편과 자본시장 개혁 등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3월 이 대통령도 “자본시장법·상법·상속세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이 위원장이라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며 “나라의 미래를 놓고 이런 식으로 아예 안 하는 게 어디 있느냐”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는 정무위 등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 상임위 선출 강행 ‘국힘 탓’으로 돌린 민주당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은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것을 국민의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한 직무대행은 “국민의힘의 터무니없는 몽니와 억지로 후반기 국회는 첫발을 떼지도 못한 채 한 달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냈다”며 “법도 아닌 관습이 국회를 마비시켰으며, 국민께서 보시기에 얼마나 비정상이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 구성을 위해 무려 17차례나 만났지만, 국민의힘은 오직 법사위원장을 내놓으라는 말만 도돌이표처럼 되풀이했다”며 “지금 국민의힘은 민생은 안중에 없다.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이자 국회 제1당인 민주당이 이를 방관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이 한 달 가까이 법사위원장을 내놓으라며 협상에서 어깃장을 놓았지만, 국민의 강력한 요구로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국회의원 구성 결단을 뒤늦게나마 내린 것은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상임위에 배정된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사임한 것에 대해 “법사위원장을 자신들이 장악해 국회를 공전시키고, 민주당에 오만하다는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못된 생각으로 그런다는 것쯤은 국민은 다 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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