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국민의힘이 6·3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참패했던 8년 전 지방선거와 비교해 ‘선전했다’는 취지의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 특히 장동혁 대표의 선거 성과를 부각하고 당선인 수 증가를 강조한 해당 자료를 두고 당내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정점식 원내대표가 직접 “사무처 차원의 분석”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 8년 전보다 당선인 506명 증가… 4년 전보다는 428명 감소
국민의힘은 21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재명 정권의 자유민주주의 파괴와 헌정질서 교란 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특히 선거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의 역할을 집중 조명했다. 장 대표가 선거 기간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를 펼쳐 당원 결집을 이끌어냈고,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전국 각지를 누비며 정부·여당에 실망한 청년 유권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후보자들의 당선을 위해 혼신을 다했다”며 장 대표를 치켜세다.
아울러 이번 선거 결과를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와 비교하며 당선인 수가 500여명 증가했다고 자평했다. 제9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당선인 수는 제7회 지방선거와 비교해 △광역단체장 2명 △기초단체장 42명 △광역의원 191명 △기초의원 268명이 각각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 방어를 위해 8년 전 수치를 끌어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직전 선거와 비교할 경우 부진한 성적표가 드러나는 만큼,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각되는 2018년 선거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 당선인 수를 직전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광역단체장 8명 △기초단체장 50명 △광역의원 212명 △기초의원 158명이 각각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22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것도 맞고 선전한 부분도 일정 부분 있는 것도 맞다”면서도 “객관적이라고 판단하기엔 부족했던 부분들은 균형감 있게 적히지 않은 보도자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잘한 부분을 강조한 자료가 아니었나”라고 평가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해당 자료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21일 MBN ‘시사스페셜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당내에서 6·3지방선거의 평가 기준, 비교 기준을 2018년 지방선거로 할 것인지, 2022년 지방선거로 할 것인지에 관해 의견이 갈린다”며 “(2018년 지방선거와 비교한 것에 대해)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보도자료 배포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정 원내대표는 지도부 차원의 사전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짚으며 “당내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선거 실무자들의 견해”라고 말했고, “우리 의원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당 사무처 차원의 분석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 명의로 배포된 공식 보도자료에 대해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당내 숙의’가 부족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22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 자료가 당이 갖는 정무적 판단과 다를 수 있다”며 “앞으로 당 이름으로 배부되는 자료는 최고위원을 포함한 당내 지도부와의 사전 논의를 더 확실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희용 사무총장은 같은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8년 전 비교는) 내가 결정한 것”이라며 “의원총회에서도 8년 전 선거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한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2018년과 비교해서 선방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던데 사람들이 누가 공감하겠냐”며 “2026년 선거를 왜 2018년과 비교하냐”고 꼬집었다. 이어 해당 자료가 장 대표 측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이한 행동이다. 국민의힘 그리고 보수 진영 전체의 정치인들에 대해 신뢰를 깎아 먹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장동혁 대표가 지난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가운데 한동안 격화했던 지도부 책임론과 거취 논쟁도 일시적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에 따르면, 장 대표는 이번 주 내 복귀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실제 복귀 시점은 의료진의 판단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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