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웅의 이혼이야기]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 친양자로 입양하려면 친부모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할까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이혼 후 자녀를 키우다 재혼하면 새 배우자가 실질적인 부모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함께 생활하며 양육과 교육을 책임지고 자녀도 새 배우자를 부모로 받아들이지만, 재혼만으로 법률상 친자관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보호자 권한이나 상속, 가족관계등록에서 실제 가족생활과 법적 관계가 어긋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를 해소하는 제도가 친양자 입양이지만,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가 원칙적으로 종료되는 만큼 친생부모의 동의와 자녀의 복리를 둘러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전남편과 이혼한 뒤 어린 자녀를 홀로 키우다가 B씨와 재혼했다. B씨는 수년간 자녀를 친자식처럼 양육했고, 자녀도 B씨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생활하고 있다. 

반면 파주시에 거주하는 친부 C씨는 이혼 후 양육비를 거의 지급하지 않았고 면접교섭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A씨가 친양자 입양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하자 자신은 친부라며 반대했다. 김포시에서 새로운 생활 기반을 마련한 A씨 부부는 친부의 동의 없이도 친양자 입양이 가능한지 알아보게 됐다.

친양자 입양은 일반 입양과 법적 효과가 다르다. 일반 입양은 입양 후에도 자녀와 친생부모 사이의 친족관계가 유지된다. 반면 친양자 입양이 확정되면 자녀는 양부모의 혼인 중 출생자로 간주되고, 종전 친생부모 및 그 친족과의 관계는 원칙적으로 종료된다.

재혼 배우자가 상대방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입양하려면 1년 이상 혼인 중이어야 하고, 자녀가 미성년자여야 한다. 원칙적으로 친생부모의 동의도 필요하다.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자녀 본인이 입양을 승낙해야 하고, 13세 미만이면 법정대리인이 자녀를 대신해 승낙한다.

그러나 친부나 친모가 반대한다고 해서 친양자 입양이 언제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친생부모가 자신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3년 이상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면접교섭도 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정법원이 그 동의 없이 입양을 허가할 수 있다. 자녀를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등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양육비를 일부 지급하지 않았거나 한동안 자녀를 만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동의가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부양의무 불이행과 면접교섭 단절이 모두 3년 이상 계속됐는지, 그 원인이 친생부모에게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사정은 친양자 입양 문제를 다루는 이혼전문변호사가 사건 초기에 우선 확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정법원은 법률상 요건만 형식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재혼 배우자가 실제로 자녀를 얼마나 오랫동안 양육했는지, 자녀와 정서적 유대가 형성됐는지, 입양 후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지와 자녀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친생부모를 제재하는 절차가 아니라 자녀의 복리를 위한 절차이기 때문이다.

친양자 입양을 준비한다면 재혼 후 공동생활과 양육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학교 및 병원 관련 자료, 양육비와 생활비 부담 내역, 가족사진, 재혼 배우자와 자녀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이 도움이 된다. 친생부모의 동의 없이 입양을 청구한다면 양육비 미지급 내역과 면접교섭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은 사정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친양자 입양을 준비할 때는 단순히 주변의 추천에 의존하기보다, 입양의 법적 효과와 친생부모의 동의 여부, 필요한 입증자료를 먼저 살펴야 한다. 입양이 확정되면 친족관계와 상속관계까지 달라지고 이를 다시 되돌리는 것도 쉽지 않으므로, 자녀의 나이와 의사, 친생부모와의 관계, 현재 양육 상황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

친양자 입양은 단순히 자녀의 성을 바꾸거나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를 정리하는 절차가 아니다. 가족관계등록부의 글자 몇 줄은 바뀌지만, 그 글자 뒤에 따라오는 친족관계와 상속관계의 변화는 결코 몇 줄로 끝나지 않는다. 이미 형성된 재혼가정의 생활관계를 법률상 가족관계로 완성하는 제도인 동시에 자녀의 신분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른들의 갈등이나 편의가 아니라, 친양자 입양이 자녀의 생활 안정과 복리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김광웅의 이혼이야기]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 친양자로 입양하려면 친부모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할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