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농업이 청년들의 새로운 창업 무대로 뜨겁게 부상하고 있다. 과거 노동 집약적이었던 농업이 스마트팜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의 가능성이 열리면서 매력적인 미래 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을 통해 최장 3년간 월 최대 110만 원의 정착지원금과 창업 융자금을 지원하며 청년들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춰주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예비 청년농업인들과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짙은 우려가 앞설 때가 많다. 정부 지원금이라는 달콤함과 전원생활이라는 낭만에 취해 '농업도 결국 비즈니스'라는 본질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뜨거운 열정만으로 뛰어들기에는 농산업을 둘러싼 행정적, 법률적 절차가 결코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첫 번째 난관은 '영농창업계획서' 작성이다. 사업의 선정 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지만,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객관적인 지표와 실행 가능한 언어로 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막연히 '스마트팜 시설을 지어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재배 작물의 선택(딸기, 엽채류 등 고소득 작물)부터 생산 주기, 판로 개척, 나아가 체험이나 가공을 접목한 6차 산업으로의 확장까지 5년 이상의 구체적인 재무·운영 로드맵이 담겨야 한다. 심사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타당성과 구체성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두 번째는 복잡한 인허가 및 행정 절차다.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실제 영농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농지를 확보하고, 영위하려는 사업에 필요한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하며, 최종적으로 농업경영체 등록까지 완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관련 법규를 오인하거나 지자체별 행정절차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해 창농 일정이 무기한 지연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지원금과 융자금을 '당연히 받아야 할 내 돈'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영농정착지원금은 초기 생계유지를 위한 마중물일 뿐이며, 최대 수억 원에 달하는 창업 자금은 결국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야 하는 '빚'이다.
정부의 지원은 출발선에 서게 해줄 뿐, 결승선까지 데려다주지 않는다. 만일 자신이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지원금이라는 결과에만 매몰되지 않기를 바란다. 영농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 자체를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냉정하게 검증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복잡한 행정 규제와 인허가 절차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거나 사전에 철저히 검토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농업은 자연과 기술, 그리고 복잡한 제도가 교차하는 종합 비즈니스다. 철저한 준비를 마친 청년들의 도전이 우리 농업의 든든한 미래로 정착하길 응원한다.
김태훈 행정사 / 가든 행정사사무소 대표 행정사 / 대한행정사회 서울 서초지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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